강가에서
어제는 이촌동에 무엇인가를 먹으러 들렀다가 강으로 걸어나갔다. 대학교 1학년 때 그 동네에 사는 애들과 친해져서, 그래도 무엇인가 기억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막상 가니 정말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았다. 벌써 십하고도 오 년 전 일이니까 어쩌면 기억 못하는 게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한강이 그렇게 운치있는 장소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우선 강이 너무 멀다. 강까지 가기 위해서 너무나 많은 켜들을 거쳐 지나가야만 한다. 강으로 가는 게 아니라, 섬으로 가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그렇게 강에 가서 강을 둘러싸고 있는 것들을 보고 있노라면 또 암울해진다. 멀리까지 볼 수 없으니까, 키가 큰 건물들로 막혀 있으니까. 그래서 우리는 강에서 멀고, 강은 우리에서 멀게 느껴진다. 그리고 자전거는 대체 왜 그렇게 빨리 타는 걸까, 사람 여럿 벌써 잡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없는 것보다는 낫다. 그리고 솔직히, 사진에 별 의미는 없다. 그냥 아무렇게나 찍었다.
# by bluexmas | 2009/09/17 22:32 | Life | 트랙백 | 덧글(8)
비매너 라이더들 때문에 산책하다가도 기분이 썩 불쾌해져요
춘천에 사시는 군요. 한 10년에 한 번씩 가게 되는 것 같아요. 10년 전에 갔었나?
어떤 도시를 여행하면 늘 강을 끼고 산책하는걸 즐기는데…
한강은 정말이지 너무 크서 한 번도 강가를 걸어본 적이 없어요-.-:
사진 참 좋아요^^
저기서 조금 더 시간이 흐른 뒤 해는 졌지만 아직 어둠은 내리지않은
그런 ‘푸른 시간’도 좋아요. 강가나, 바닷가라면 더 좋겠지요!
말씀하신 그런 ‘푸른 시간’ 이 참 좋은데, 문제는 한강에서는 냄새도 만만치 않게 나서 그런 시간을 가지는 데 방해가 좀 된다는 것이죠…-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