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빵
운동 갔다와서 저녁 먹고 쉬는 동안, 냉장고에 있던 반죽을 꺼내 빵을 구워서는 건너 본가로 가서 차를 끌고 나와 장을 보고 왔다. 거의 반값에 파는 새우(깐풍 새우라도- 라고 생각했으나 같이 파는 청홍고추가 다 떨어진 상태, 제길), 20% 깎은 간 돼지고기 등등을 사가지고 왔다. 먹거리 장 볼 때마다 참 물가 더럽게 비싸네, 하는 생각이 든다. 녹두가루 이 백 그램에 육 천원이라니 좀 너무하잖아. 이백 그램으로 빈대떡 몇 장이나 부친다고… 녹두가루가 너무 비싸니 고사리를 살 엄두는 차마 나지 않았다. 그냥 김치랑 돼지고기만으로 부쳐야지 뭐. 손님도 없는데 계속해서 ‘바나나 떨이 한 송이 이천 구백원- ‘ 을 외치는 직원 아주머니 때문에 느긋하게 장보려는 마음이 싹 가셨다. 마트에는 늦은 장을 보러 나온 부부들이 꽤 있었는데 다들 서로가 싫은지 모든 말투가 시비조인 사람들이 꽤 있었다(여: 그건 뭐하러 사 아무도 안 먹는데- 남: 뭘 안 먹어, 애들 잘 먹는데- 여: 애들이 먹긴 뭘 먹어 자기가 먹으려고 사는 거면서- 남:….). 불행해 보였다, 미안하지만. 평생 그럴 거면 너무 괴로울거 아냐.
운전을 좀 하려고 차를 몰고 동탄쪽으로 나갔으나 길이 너무 재미없서 동탄을 찍고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 신비감 없는 길은 가고 싶지 않다. 집에 들어 물건들을 내려 놓고, 다시 차를 몰고 가서 놓고, 구운 빵을 두 양반 댁 문고리에 걸어놓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차에 그냥 놓고 와도 되는데, 그럼 아침에는 못 드실 확률이 높아서… 두 양반은 또 나 먹으라고 차에 어디에서 들어왔다는 밤을 한 봉지 놓아두셨다. 아버지랑 안 마주친지가 좀 됐다.
# by bluexmas | 2009/09/11 03:22 | Life | 트랙백 | 덧글(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