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식의 4일 연휴(5)-디저트 편
아무래도 4일이나 놀면서 밥만 먹으면 너무 입이 심심할 것 같아 연휴 직전에 참으로 시의적절하게도 도착한 책 ‘Baking Illustrated’를 펼쳐놓고 읽다가 새로운 시도를 좀 해봤습니다. 마침 우리나라는 점심시간으로 다가가고 있으니 점심들 드시고 자리로 돌아와 자린고비 굴비 매달고 침 삼키는 양 커피만 한 잔 사들고 모니터 보면서 커피 한 모금, 사진 한 번…을 권해드리고 싶으나 사실 처음 도전해보는 것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약간은 실패작들이어서 좀 망설여집니다.
Cream Cheese Brownie
사실은 치즈케잌을 만들까 했으나 뭔가 초콜렛이 들어간 걸 만들고 싶다는 욕구가 강해 브라우니와 치즈케잌 중간에 걸친 이 녀석을 만들어봤습니다(재료와 레시피는 생략…아무도 궁금해하시는 것 같지 않아요 oTL). 뭐 그리 어렵지는 않은데 브라우니 반죽과 크림치즈 반죽을 따로 만든 다음에 브라우니 반죽 한 켜, 크림치즈 한 켜, 그리고 한 번씩 더 반복해서 4층짜리 반죽을 팬에 담은 다음 젓가락이나 나이프로 적당히 저어서 마블을 만드는 게 중심과제입니다. 처음에 젓가락으로 저어봤는데 별볼일 없어서 나이프로 바꾸니까 좀 잘 만들어지더군요. 반죽들의 점도로 보았을때 접촉면이 좁은 젓가락보다 넓은 나이프가 훨씬 더 제 역할을 하는 듯…하여간 너무 오래 휘저어대서 마블이 별로 크지도 아름답지도 않았습니다. 보통 브라우니보다 약간 낮은 온도에서 한 시간 정도 구워주면 완성. 워낙 끈적거려서 한참을 식혀서 잘라줘야 된다는군요. 그래서 하루를 뒀다가 잘라봤는데 이젠 또 너무 딱딱해져서 자르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했다지요.
조각사진. 치즈케익 느낌을 내보겠다고 Graham Cracker를 부숴서 치즈케잌에서 그렇게 하듯 버터, 설탕과 섞어 바닥에 깔고 미리 구워줬습니다. 색과 맛이 그래도 어느 정도 맞아야 되니까 코코아 가루를 섞었다죠. 오레오로 하면 더 좋다던데 하나씩 크림을 발라내줘야 된다고 해서 게으른 저로서는 바로 통과. 1인치 짜리 정사각형으로 16등분 해서 하나는 먹고 세쪽은 냉동실로, 그리고 나머지는 회사의 굶주른 영혼들을 먹이기 위해 가져갔는데 저지방 크림치즈를 썼음에도 좀 느끼하더군요. 그러나 회사에서는 맛있다며 바로 난리를 쳐서 오히려 더 민망하게…
Chewy Double Chocolate Cookie
최근에 자주 만들던 Chewy Chocolate Cookie의 반죽에 코코아 가루를 섞는 뭐 별 특별할 것 없는 레시피였는데 버터가 약간 모자란 것을 무시하고 식용유를 섞어줬던 때문인지 아니면 너무 오래 반죽을 해서 글루텐이 엄청 발달된 것인지 반죽이 너무 딱딱해져서 구워도 구워도 퍼지지 않는 불우한 상황이 발생, 쿠키라기보다는 비스켓같은 모양으로 만들어져서 아주 당황했습니다. 생각해보니 이정도 점도의 반죽이었으면 굴려서 원통형으로 만든 다음에 냉장고에서 굳혀서 작은 쿠키로 만들어줘야만 했을 것 같은데… 뭐 그래도 회사의 굶주린 영혼들은 아침부터 저 달디단 것들을 맛있다고 열심히 먹어줘서 혼자 다 끌어안고 자폭하는 불상사는 없었습니다(포스팅 좀 잘 해보려고 오늘 새로 산 접시의 등장입니다…).
그리하여 이것으로 폭식의 4일을 기록해왔던 기획 연재를 마칩니다. 혹 모두 읽어주셨던 분이라면 감사드리고 다음 기회를 또(우리나라에 살면 뭐 보내드리는 이벤트라도 할 텐데 바다 건너 보내면 가다가 다 썩어서 배달부 아저씨한테 혼나요-_-;;)…
# by bluexmas | 2007/06/01 11:41 | Taste | 트랙백 | 덧글(9)
마지막은 브라우니로 장식해주시고! ㅠㅠ
제가 할 줄 아는 요리를 잠깐 세어봤답니다…. OTL 졌어요. 졌어
어쨌든 달달한 브라우니와 쿠키를 보니 에스프레소 마시고 싶어요 ^_^
… 그나저나 덧글 Catch Up 하시죠?^^
비공개 덧글입니다.
비공개님: 휴지 여기 있어요, 침 닦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