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일요일

일하는 일요일이라니, 두운이 잘 맞아 왠지 즐거운 날인 것만 같지만, 말 그대로 일하는 일요일이니 즐거워질 이유가 전혀 없는 것입니다(사실은 어제도 일했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4월 중순처럼 따뜻한 날씨에 햇살도 딱 적당해서, 느지막하게 일어나 공원 옆에 있는 노천 카페에서 브런치를 먹고 공원을 한 바퀴 돌아 산책을 한 뒤 다시 차 한 잔을 마시면서 보내면 딱 좋을 것만 같은 그런 일요일에 책상에 앉아 있으려니 적당히 서글퍼지려 했으나 일하는 시간만큼 돈을 받는다는 마음가짐으로 서글픔을 억누르고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여섯 시간이 한계였는지 더 이상은 버티지 못하고 사무실을 탈출했습니다. 갈 길이 먼데 너무나도 좋은 날씨에 끈기는 이미 증발되고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by bluexmas | 2006/01/09 12:48 | Life | 트랙백 | 덧글(1)

 Commented at 2006/01/09 16:01 

비공개 덧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