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 제로 체리맛-안일한 실패
길거리에서 버스에 붙은 광고를 보고 ‘닥터 페퍼 제로의 성공에 자극을 받았나?’라고 생각했다. 사실 큰 의미는 없는 게 한국에서 닥터 페퍼는 코카콜라 보틀링이 내는 것으로 알고 있어서…
하여간, 가장 좋아하는 탄산음료인 체리코크의 제로 버전을 기대했기에 부지런히 찾아 다녔는데 막상 마셔보니 매우 실망스러웠다. 체리코크 제로 버전이 아니고, 그냥 제로 코크에 레몬이나 다른 제품처럼 향과 맛을 미약하게 덧붙인 느낌이었다.
최근 어느 매체의 원고에도 간단히 썼는데 대체 감미료의 단점이 잘 보완된 제로 음료들은 대체로 과일향과 맛을 극대화시켰다. 탐스가 그렇고 웰치즈 제로가 그러하며 원래의 바닐라까지 잘 끌어온 닥터 페퍼 제로도 마찬가지. 그런 좋은 제품들에 비하면 코카콜라 제로 체리맛은 굉장히 안일하게 다가온다. 이제 제로 음료가 탄산음료 매출의 절반을 넘긴 시점에서 이런 제품을 내서 팔 생각을 하다니, 아무리 코카콜라라도 하더라도 무리로 보인다.
그런데 사실 이런 조짐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긴 하다 최근 몇 년 동안 실험작이랍시고 내놓은 제로 버전의 한정판 코크들은 맛이 전부 괴상했다. 대체 감미료의 이상함을 그냥 안고 될대로 되라지 같은 심정으로 대강 배합해 내놓은 미완성작 같달까. 그것들을 맛보고 나니 체리맛이라고 이런 제품이 나온 게 딱히 이상하지는 않다. 참으로 실망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