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리팜] 더 부드러운 식빵-훌륭한 공장 제품
식빵은 미묘하다. 다른 빵과 달리 잘 만든 것은 궁극적으로 공업의 손길과 맞닿아 있다. 한참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가 그에 걸맞는 품질의 부침을 보여 주었던 밀도의 식빵은 결국 공장제로 자리를 잡아 인터넷에서 살 수 있게 되었다. 한창 좋았을 때의 수준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렇다고 한참 나쁠 때처럼 처참하지도 않다.
그렇다고 식빵이 마냥 공업적이면 곤란하다. 미국의 원더브레드가 그랬듯 아무 맛도 나지 않는 스폰지가 되어 버린다. 우리가 마트에서 살 수 있는 식빵이 그렇다. 이런 빵들에게 발효란 궁극적으로 형태와 질감을 갖추는 요식행위일 뿐이다.
현실이 이렇기에 델리팜의 ‘더 부드러운 식빵’이 훌륭하다. 공업의 손길과 맞닿아 있는 질감을 띄고 있되 발효시킨 맛이 난다.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지만 이런 빵이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 준다. 상식적인 품질을 갖춘 공장 제품이 계속 등장해 삼립과 그 계열사의 과점 현실을 비집고 자리를 잡아야 한다. 궁극적으로 대량 생산 식료품을 향한 믿음이 회복되어야 우리의 식생활 수준도 개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