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와 요식업의 변화

오랜만에 우래옥에 갔다가 변화를 목도했다. 이제 더 이상 실내 대기가 불가능해졌고, 전화번호(카톡?)를 입력해 대기를 관리하는 시스템이 도입된 것이다. 여름에 우래옥의 대기가 엄청났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므로 결국은 시스템을 바꿀 수 밖에 없게된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들이닥치지 않았더라면 이런 변화가 도입되었을까? 나는 그랬을 것 같지 않다. ‘If it ain’t broke, don’t fix it’이라는 영어 관용구가 있듯,  굳이 바꾸지 않아도 익숙하게 잘 돌아가는 시스템에 노포 한식집이 손을 댈 리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아, 그러고 보니 겨자통도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투명한 플라스틱제로 바뀌어 위생이 한층 개선되었다.

그렇다고 코로나 *덕분*이라거나 이러한 변화의 의미를 폄하하려는 전 절대 아니다. 그보다 이처럼 엄청난 외부의 변화를 겪는 가운데서도 아직도 바뀌지 않는 것들을 지적하고 싶을 뿐이다. 대표적인 예가 공동 수저통이다. 코로나 시국 이전에도 나는 기회가 닿을 때마다 이 수저통이 이제는 한국 음식점의 식탁에서 사라져야 된다고 말해왔지만 바뀌지 않았고, 지금도 변화를 겪을 조짐은 잘 보이지 않는다. 단계적 일상 회복 단계에 들어간 현 시점까지 바뀌지 않았다면 앞으로도 당분간은 그대로 갈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 시국에서도 화장실에서 용무를 본 뒤 손을 꿋꿋이 안 닦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은 걸 보면 이처럼 규모가 큰 습관에 가까운 관행에 변화를 기대하기란 무리일 것이다. 물론 그동안의 희생으로 말미암아 더 힘들어진 요식 자영업의 세계에 현재 노동력의 추가 투입을 바라는 것도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는다. 사실 그렇게 따지면 정말 이런 문제까지 지적을 하고 변화를 바라야 하는 건가 슬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