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산 자스민쌀
오랜만에 자스민쌀로 밥을 지어 먹고 싶어서 인터넷을 검색했다가 발견해서 이게 웬 횡재냐, 며 사보았다. 정식 수입을 해서 국내에서 도정한 자스민쌀이다. 이태원 등지의 외국 식료품 마트에서 살 수 있는 제품은 대체로 오래되어 군내가 나고 밥을 지어도 썩 맛있지 않다. 그래서 정말 먹고 싶을 때가 아니면 안 사게 되는데, 이 쌀은 냄새도 맛도 훌륭했다.
장립종 쌀을 소량이라도 갖춰 놓으면 밥이 먹고 싶지만 딱히 ‘그 밥’은 먹고 싶지 않을 때 유용하다. 밥만 지어 먹는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의외로 죽을 끓이면 아주 부드럽게 잘 넘어가는, 절반은 수프 같은 국물 음식이 된다. 한편 밥은 스튜 같은 서양 음식의 밑바탕으로 잘 어울리기도 하지만 특히 볶음밥에 기가 막히게 잘 맞는다. 밥알끼리 너무 열심히 붙어 다니지 않으므로 볶는 맛이 있어서, 볶음밥의 기량을 쌓고 싶을 때 입문용으로 매우 좋다. 뜨겁게 달군 팬에 푼 계란을 붓고, 절반쯤 익었을 때 밥을 더해 전체를 골고루 잘 섞으면서 볶고 (맛)소금으로 간한다. 밥알에 계란을 입혀야 하느니 이야기가 많아서 뭔가 어려운 음식 취급을 받지만 사실 그다지 복잡할 게 없다(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글을 올리겠다).
밥도 대략 15분 정도면 지을 수 있다. 쌀과 물을 계량컵으로 2:3(쌀 두 컵이라면 물 세 컵)의 비율로 맞춰 냄비에 담아 중간 센불에 올린다. 보글보글 끓어 오르기 시작하면 불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밥알을 감싸고 있는 물기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익힌다. 밥이 다 되었으면 뚜껑을 열고 *포크*로 밥 전체를 파헤쳐 골고루 섞은 뒤, 냄비와 뚜껑 사이에 키친 타월을 한 겹 올리고 10분 가량 뜸을 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