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제식빵-줄 서야 먹는다는 식빵
진짜로 본인들이 그렇게 광고한다. 줄 서서 먹는 식빵이라고. 인스타 광고를 한 백 번 쯤 보고 나서야 결국 궁금해서 주문을 넣게 됐는데, 세상에 택배로 살 때에도 줄을 서야 하는 것인지는 몰랐다. 8월 27일에 주문 받은 식빵을 받은 날이 9월 3일… 굳이 숫자까지는 세지 않겠다.
그리하여 나름 어렵게 받은 소위 “생”식빵(600그램 5,000원)은 적어도 충격적이었던 타쿠미야의 그것보다는 균형이 맞는다. 사실 생식빵이라는 게 뜯어보면 ‘강한 단맛+찹쌀풀/탕종 등을 써서 억누르는 쫄깃함의 반사이익인 부드러움’인데 타쿠미야의 제품은 말도 안되게 달았고 수세미처럼 퍽퍽했다. 이 제품은 그보다 덜 달고 더 부드러운데, 라벨에 쓰여 있는 가공버터와 식물성크림, 다시마와 표고버섯 등의 재료명을 읽고 나면 웅담이나 흑마술도 써서 만들었을 것 같은 착각을 느끼게 된다. 이정도 완성도가 아니면 오히려 더 이상하지 않겠느냐는 말이다.
흰식빵은 그런데 “통밀”식빵(470그램 6,500원)은 실패이다. 통밀 함유량이 6.35퍼센트 가운데 캐러멜 색소와 멀티그레인 믹스 등으로 흉내를 낸 가짜로 생식빵의 맛과 질감에 통밀/멀티그레인이 잘 묻어나지 않는다. 실패한 코스프레 느낌이 든다. 처음 보았을 때는 꽤 그럴싸해서 통밀이 70퍼센트쯤 되는 건가? 생각하게 되는데 맛을 보면 바로 머릿속에 물음표가 ??????? 가득찬다.
흰식빵만 놓고 보면 나쁘지 않았지만 이정도의 단맛이라면 식사로도 간식으로도 어중간하다는 생각이 든다. 공정하자면 일본의 레시피를 따라하면 대체로 그렇게 되니 이 식빵만의 문제는 아니다. 특히 식사로 두루 먹으려면 짠맛의 손을 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래야 할 빵들은 싱겁거나 아니면 이렇게 달다. 바야흐로 평범한 식빵을 찾기 어려운 시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