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보리아, 우유의 고민
아르보리아로 우유의 80퍼센트쯤을 바꿨다. 이제 더 이상 우유만을 사기 위해 마트에 가지 않는다. 1L팩 10개 들이 한 상자를 쟁여 놓고, 어쩌다 다른 반찬거리를 사러 갔을 때에나 파스퇴르를 집어온다.
멸균우유는 특유의 익은 맛이 나는데다가 신선한 느낌이 없어서 조금 길게 마시면 물리는데, 아르보리아는 여태껏 먹은 것 가운데 그런 현상이 가장 덜하다. 또한 풍성한데도 저지우유처럼 멸균한 맛에서 뭔지 모를 이질감도 느껴지지 않는다. 게다가 가격도 1팩당 1,700원 이하로 국산 우유의 60퍼센트 수준이다. 이렇게 따져보면 사실 고민의 여지가 없는 것 같은데, 그래도 우유 같은 신선식품마저 바다 건너온 걸 먹어야 하는가 싶어 부담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