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옥류담-면을 배신하는 국물
함흥냉면집에서 줄만한 따뜻한 육수를 주전자째 내주는데 맛있었다. 그런데 이런 육수에 면이 말아져 나오는 걸까? 궁금해하던 차에 냉면이 나왔는데 국물이 새콤달콤하고 꽤 차갑다. 그런 국물에 소금간이 안 된 메밀 순면을 말아 놓으니 주발을 비우는 순간까지도 한데 어우러지는 음식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긍정적으로 보자면 냉면의 완성도 자체는 매우 훌륭한데 설정한 국물의 맛이 면을 배신한다. 결은 한참 다르지만 어떤 의지가 읽힌다는 점에서는 무삼면옥도 생각난다. 굳은 심지는 높이 사는데 그래서일까 붙임성이 떨어진다. 새콤달콤한데 붙임성이 떨어지는 경우는 자주 접한 적이 없어 색다른 경험이었다. 13,000원.
아, 면과 육수가 함께 발산하는 냉기 가운데서 빛나는 오이의 향이 매우 훌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