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로나에 바친다
며칠 전 슬픈 소식을 들었다. 메로나를 개발한 빙그레의 김성택 전 연구실장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었다. 안타까운 마음에 바로 편의점으로 달려가 메로나 제품군 전체, 세 가지를 사다 먹었다. 채 60도 되지 않은 분이 세상을 떠났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기억이 맞다면 메로나는 1992년, 내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출시됐다. 메론이라는 과일이 낯설었기에 맛도 충격적이었지만 ‘하드’이면서도 딱딱하지 않고 부드럽고 매끈하다는 점에서 메로나는 훌륭했다. 말하자면 맛과 질감의 화합이 기가 막혔달까. 그렇기 때문에 근 30년이 다 되는 기간 동안 경쟁이 치열한 빙과류의 세계에서 존재감을 잃지 않았으리라 본다.
왠지 마음이 좋지 않아서 당분간은 메로나를 열심히 사먹을 것 같다. 일개 소비로서는 이게 최선이고, 음식 평론가로서는 글이라도 하나 쓰는 게 최선이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