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
어제는 배달의 민족과 짧은 컨텐츠를 만들러 잠실에 갔다왔다. 집에 돌아올 때에는 라이드의 첫 앨범 ‘Nowhere’를 오랜만에 들었다. ‘Today’를 듣고 있으면 나는 가지지 못했던 젊음의 아름다움에 대해 곱씹게 된다. 삼사십대는 잘 모르겠지만 이십대에는 꼭 그때만 할 수 있는 일이 있는 것 같다. 물론 그런 것에 대해 생각도 해보지 못한 채로 이십대를 지나쳐 왔다. 물론 아쉽지는 않다. 몰랐으니까.
가끔은 기억에 대해 이야기 나눌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때 그런 일이 있었지, 기억나? 아, 그랬지. 하나도 대단할 게 없게더라도 이야기 나눌 사람이 있을 때 기억은 다시 한 번 광채의 얇은 켜를 입는다. 그리고 또 시간이 더 지나면 ‘그때 그런 일에 대한 기억을 이야기 나눈 적 있었지, 기억나? 아, 그랬지’와 같이 테두리를 둘러 액자를 만들 수도 있다. 그리고 또 시간이 더 지나면…
그 모든 테두리와 액자의 가능성은 사람에 달렸는데 기억을 같이 만든 사람들은 이제 없다. 그냥 없어졌으면, 그래서 소식을 굳이 알고 싶지 않더라도 없더라도 어디에선가 잘 살고 있다면 괜찮겠지만 아예 없어진 이들도 있다. 다시 돌아오지 못할 사람들이야 말로 빨리 잊는 게 좋다.
내일은 시험을 보러 간다. 준비를 위해 머리를 잘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