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동] 오아시스-대한민국 브런치의 최전선
프렌치토스트는 빵의 겉에만 계란물이 배어 있고 팬케이크는 살짝 덜 익어 미끌거리고 밀가루 냄새가 난다. 콩포트는 해동한 냉동과일 그대로이거나 익혔더라도 과일이 시럽과 적절히 어우러지지 않는다. 맛보다 시각성(“인스타그래머블한”)에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에 빚어진 결과인데, 사실 요리에서 이 모든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으므로 아쉬울 수 밖에 없다. 딱히 걸리는 구석이 없지만 그렇다고 먹고 일어날 때 맛의 차원에서 각인될 만한 인상이 있지는 않다.
여기에 1인당 음식 18,000원+음료수 6~7,000원이라는 가격을 끼얹으면 2인 식사에 드는 비용 5만원, 결국 대한민국 브런치의 최전선에는 아쉬움을 느끼지 않기가 굉장히 어렵다. 집에서 빠르고 거칠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레스토랑 음식으로 이미지 세탁한 게 브런치일 텐데 과정에서 음식 자체의 정제(refinement)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렇게 남겨두기로 한 선택이 의도적인 것일 테니, 자칫 잘못하면 굉장히 비관적으로 볼 수도 있다.
다만 요즘은 비관적인 시각을 유지하기도 피로한데다가 그래도 먼 길을 느리게 꼬불꼬불 걸어 여기까지 왔다는 것도 잘 알기에 음식을 완전히 펼쳐서 결점을 끄집어 내고 싶지도 않지만… 과연 여기에서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인지 누군가 물어본다면 확신에 차서 대답해주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는데 가장 필요한 요인 혹은 원동력이 기술이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