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와 브리오슈 번-헛된 노력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CEO 시대가 막을 내리고 맥도날드가 정상화(…)를 추진하며 번을 브리오슈로 바꾸었다고 한다. 그리하며 먹어 보았는데… 밀가루 반죽에 지방이 많아지면 글루텐 사슬을 끊으므로 빵이 푸석푸석해진다. 그래서 브리오슈도 지방 함유량 때문에 풍성하지만 속살 조직 자체는 푸슬푸슬하며 껍질은 질기다. 그래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패스트푸드의 웰던 패티와 짝을 지으면 햄버거 전체에서 부드러움이 사라져 버리니 좋은 짝이 아니다.
수제버거 열풍이 불면서 브리오슈부터 포카치아까지 온갖 빵이 패티를 싸고 도는 시도를 해보았지만 결국 지방을 적당히 넣고 말랑말랑하게 만든 고전적인 번의 의미만 재확인했을 뿐인데 그런 카드를 지금의 맥도날드가 굳이 써야 할 이유가 있을까? 패스트푸드의 영역 밖의, 200그램이 넘고 굳이 웰던으로 구워야 할 이유가 없는 고급 버거라면 “육즙”이 많이 나올 것이므로 브리오슈가 버텨주면서 뻣뻣함을 한 수 접고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맥도날드는 아니다.
그걸 알고 있어서 그랬는지 사진의 더블쿼터파운더 치즈버거에는 케첩이 무지막지하게 많이 발라져 있었다. 두 걸음 물러 섰었다면 한 걸음 정도만 앞으로 나가도 괜찮을 것 같은데 세 걸음 쯤 단숨에 치고 나가려는 느낌이다. 그냥 망가진 매장별 품질 관리만 제대로 해줘도 괜찮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