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남동] 포가-소규모의 일관성
오랜만에 갔는데 음식이 예전과 똑같은 지점에 놓여 있었다. 맛도 맛이지만 그보다 운영 방식이 더 인상적이었다. 대기가 생각보다도 많은 가운데 공간 자체에 여유가 전혀 없으니 자리를 늘릴 수도 없지만, 그와 별개로 1, 2인 손님도 자리가 나는 대로, 4인석이라도 차지하고 식사를 했다. 사실 뭐 대단한 것인가 싶겠지만 말도 안되는 1인석이 따로 있으며 오래 기다리더라도 1인 손님은 그 자리에만 앉아 식사를 하기 위한 “양해”를 강요하는 한식-(소위) 노포 같은 곳들이 맛도 없는 음식을 버젓이 잘도 팔고 있는 것을 보면 이런 조치마저 대단해 보이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조치가 오롯이 먹는 이만을 위한 것이라 보이지는 않는다. 규모가 작지만 2인이 모든 요리를 책임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음식이 늦게 나오는 것을 감안하면 때로 4인석이라도 1, 2인이 앉아야 만드는 이도 숨을 돌릴 수 있는 여건으로 보이고, 참을성이 별로 없다면 기다리는 과정이 지루할 수도 있다(2인이 네 가지 요리를 먹는데 1시간 30분 정도 걸렸다). 그나마 대기자가 식당 앉에 들어와 있지 않고(그럴 공간도 없지만), 넓지 않은 가운데에서도 식탁 사이 간격은 무난하며 소음도 적당하고늦게 나오는 대신 음식 자체는 꼼꼼한지라 불만은 없다.
한편 음식 전체를 놓고 보자면 전반적으로 명료한 방향으로 간/맛이 강한 가운데 완급조절을 위해 끼워 넣을 수 있는 메뉴가 눈에 잘 안 뜨인다. 이곳의 대표 메뉴라고 할 수 있는 마늘쫑면도 면의 맛과 양에 비해 마늘쫑 볶음의 맛이 강하고 양도 많은 편이라 숟가락으로 퍼먹다 보면 집에 싸가지고 가고 싶어지는데… 공기밥을 시켜도 좋겠지만 이왕이면 그 외의 중립적인 탄수화물이나 채소 중심의 요리가 있었으면 좋겠다.
*사족 1: 건물 자체에 애초에 융통성이 전혀 없는지라 대기자들이 계단에 죽 늘어서 있어야 되는데, 이런 경우도 지난 주의 글에서 언급한 것처럼 모바일 대기 시스템 같은 걸 쓰면 훨씬 나아지지 않을까? 적어도 좁고 컴컴한 계단에서 무작정 기다리지 않아도 될 것이다.
*사족 2: 메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