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웨이 샌드위치의 쿠키

IMG_8646서브웨이에서는 왜 쿠키를 파는가? 디저트이기 때문이다. 비단 서브웨이가 아니더라도 쿠키, 더 나아가 머핀 같은 가장 기본적인 단과자 및 빵류는 샌드위치 등 간단한 식사류를 파는 카페의 고정 메뉴이다.

그럼 탄수화물을 끼니로도, 입가심으로도 먹는 셈 아닌가? 맞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다 마찬가지 아닐까? 단백질과 섬유질을 먹더라도 균형의 차원에서 탄수화물도 먹어야 하고, 그런 끼니 끝에 먹는 디저트란 결국 설탕-지방-밀가루의 조합 위주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과일 같은 것도 있지 않은가? 그렇기는 하지만 서브웨이 샌드위치 같은 음식의 남은 맛을 씻어주는데는 역부족이다. 짠맛 위주의 가공육부터 맵고 짭짤한 하바녜로나 올리브, 단맛도 두드러지는 드레싱 등등을 한꺼번에 먹고 남은 입에 과일-이를테면 귤 같은-을 넣으면 상쾌할 수는 있지만 저 모두가 한꺼번에 펼쳐지며 생긴 맛을 잘라주지는 못한다. 직장인 점심 식사-맵고 짜고 뜨거운 한식-의 디저트가 시럽 넣은 라테류임을 생각해보자.

그렇다면 서브웨이 쿠키의 맛이 엄청 강하다는 의미 아닌가? 그렇다. 굳이 따지자면 단맛도 향-설탕을 태워 낸 토피 류-도 굉장히 강한 편이라 샌드위치를 안 먹고 먹으면 되려 별 재미가 없을 수 있다. 절인 고추나 오이 등이 잔뜩 든 샌드위치를 다 먹고 난 뒤 얼얼함이 남아 있는 입에 한 쪽 넣었을 때 순식간에평정해주는 재미 말이다.

한 개 1,000원인데 좋은 음식이라고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 엄밀히 따지면 그렇다. 너무나도 당연하지만 버터 외의 지방을 썼을 것이다. 하지만 서브웨이도 결국은 대량생산 음식임을 감안한다면 균형이 잘 맞는다. 무엇보다 서브웨이 쿠키의 가장 놀라운 점은, 한 개 안에서도 다양한 질감의 영역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가운데는 적당히 저항이 있는 반면 가장자리로 갈 수록 바삭해진다. 원래 이런 종류 쿠키의 특징이어야 하지만 ‘칙촉’류의 완전 공장 생산 제품부터 버터를 써 “제대로” 만들었다는 벤스 쿠키 같은 것들이 대체로 질감이 다양하지 않은  ‘케이키 cakey’한 쿠키임을 감안하면 나름 놀랍다. 30센티미터 샌드위치가 9,000원부터 시작하는 서브웨이의 현실을 감안한다면 쿠키에 천 원 더 써서 나쁠 것 없다. 종이 봉지에 잘 넣어 두면 대략 24시간까지는 다양한 질감을 유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