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이천햅쌀라테-자판기 율무차
‘데운 아침햇살’과 ‘자판기 율무차’ 가운데 어느 쪽에 더 가까운지 궁금해서 애써 먹어보았는데 후자였다. 고명의 정체를 파악 못했는데(쌀칩 아니면 화이트 초콜릿칩 비슷한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걸쭉한 액체에 적절한 아삭함의 대조를 주어 효과적이며 드문드문 비치는 짭짤함도 좋다. 공교롭게도 스타벅스에서 무엇보다 커피를 불신하는 나 같은 사람이 대안으로 선택할 수 있겠다는 한 줄기 희망을 안겨 주는데, 역시 단맛이 좀 걸린다.
농도 혹은 질감이나 전체적인 맛으로는 맵고 뜨거우며 달기까지 한 대부분의 한식을 씻어줄만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지만 단맛이 겹쳐서 식사 후라면 피로를 느낄 수 있다. 달지 않은 음식을 먹고 단 디저트를 먹는 게 순서겠지만 단맛이 빠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한식이라면 차라리 단맛을 빼버리는 게 후식으로서의 잠재력을 높일 수 있다. 팜유든 뭐든 지방으로 적당히 걸쭉함을 불어 넣는 따뜻한 음료가 결국은 끝에 남는 뭉근하고 텁텁한 단맛 때문에 현재의 한식을 완전히 씻어주는데는 실패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자판기 율무차라도 상관 없지만 단맛은 빠져주었으면 좋겠다.
*P.S: 그런데 언제쯤 스타벅스는 괜찮은 샌드위치나 티푸드 류를 팔 수 있을까? 제품군을 막론하고 못 만든 음식 모형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