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떡꿀떡 대구꿀떡
이것저것 지역 음식 컨텐츠를 훑어보고 있는 가운데 대구꿀떡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해서 마켓컬리를 통해 주문했더니 인천에서 만든 꿀떡이 도착했다(…). 하지만 정확하게 대구산이 아니라고 해도 딱히 불만이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 엄청난 음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새알심처럼 동글동글한 떡, 즉 경단 밑에 흑설탕 시럽이 깔려 있다. 끝. 맛도 떡과 흑설탕 시럽을 함께 먹을 때의 맛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따라서 어쩌다 한 번 먹을 수도 있는 음식이겠거니 여기면 별 생각이 없어지는 가운데 역시 이마저도 음식의 퇴보는 아닐까 의구심을 품게 되는 이유가 있다. 궁극적으로는 떡과 시럽을 분리해 훨씬 더 만들기 편해지지 않았느냐는 점. 한국식 꿀떡이라는 것은 정확하게 꿀이 아니더라도 대체로 쌀반죽 안에 단물이 들어 있다. 반죽을 일정 크기로 빚어 단물의 재료를 채워 넣고 다시 모양을 잡아주는 과정을 아예 들어내 버리면 공정은 놀라운 수준으로 단축될 수 있다. 말하자면 더 만들기 쉬운 음식인데 딱히 신기할 게 있느냐는 것이다.
시럽 자체도 당류가 기본적으로 갖출 수 있는 약간의 점성 외에는 딱히 보강해주지 않았으니 떡에 잘 묻어나지 않는다. 이렇게 보면 일본식 당고에서 시럽의 점성만 뺀 수준이니 그것보다도 못한 음식일 수 있다. 이래저래 잘 모르겠지만 한 번 사먹는데 엄청난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맛이 너무 없어서 분노가 치밀어 오를 정도도 아니니 여기까지.
*사족: 쌀의 물성을 감안한다면 포장 및 재가열(혹은 조리)의 방식은 좀 더 개선되어도 좋겠다. 그와 별개로 뜯어서 바로 먹을 수 있는 설정이라면 이쑤시개나 포크, 물휴지 정도를 포함시키면 한결 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