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클링크- 튀김의 세부사항
특근으로 찌든 어느 토요일 오후, ‘트친’이 올린 사진의 치킨앤와플이 유난히 완성도 좋아보여 당장 그날 저녁으로 먹었다. 가오픈 기간이라 그런지 실제로 잘 만든 음식인 가운데 약 95%의 튀김에서 접할 수 있는 세부사항의 부재를 접할 수 있었다.
1. ‘레스팅’의 부재: 식탁에 등장한 튀김에서 지글거리는 소리가 난다거나 표면이 수분으로 반짝인다면? 생생함을 칭송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음식의 완성도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일단 너무 뜨거울 확률이 높고, 그럼에도 베어문다면 수분이 떨어질 것이며 맛도 완전히 어우러지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입천장도 델 것이다. 오븐에서 나오는 빵 같은 음식도 그렇지만 약간의 휴식이 필요하다. 반짝거림이 어느 정도 가신 상태로 나와야 ‘음 바로 먹을 수 있겠군’이라 예상할 수 있다. 일정 수준 식히는 단계까지가 요리이고, 그 단계를 마치지 않았다면 음식은 미완성이다.
2. 소금간의 부재: 분명히 잘 튀겼고 재료인 닭고기도 좋다. 그런데 간이 거의 전혀 안 되어 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럽게 잘 구운 와플도 마찬가지였다. 약간 백지를 먹는 느낌이 난다. 선명한 튀김과 닭고기의 맛을 느끼지만 소금이 끌어주지 않아 여운이 너무 빨리 끊기고 밋밋하다. 메이플시럽을 비롯한 몇 가지의 소스가 딸려 나오기는 하지만 이 또한 소금간을 기본으로 갖췄을때 더 의미가 있다. 사족이지만 개인이 먹을 분량만 정확하게 담은 그릇이 하필 라메킨이라 넙적한 편인 닭고기 커틀렛이나 와플을 찍어 먹기도 썩 효율적이지는 않다.
3. 재료 선택의 부재: 완전한 부재는 아니지만, 치킨 커틀릿의 일부는 다릿살로 만든 것이었다. 같은 닭고기지만 다릿살처럼 색깔이 진한 부위는 튀기면 질감이 사뭇 달라진다. 게다가 북채 자체를 통째로 튀긴 치킨과는 달리 살만 발라낸 것이어서, 굳이 다릿살을 쓸 필요까지 있었는지 궁금했다.
너무 딱딱하거나 입천장이 베일 정도로 날카롭고 큰 입자의 팡코를 쓰지도 않는 등 튀김의 기본적인 지향점은 좋다고 느껴서, 과연 글에서 나열하는 세부사항의 부재가 수정이 될지 좀 궁금해졌다.
*사족: 레퍼런스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지만 토마토 살사가 딸려 나왔다. 애초에 희망이 없는 토마토의 상태랄지 그럼에도 싸지 않은 단가 등을 감안한다면 차라리 코울슬로가 낫지 않을까 생각했다. 물론 치킨앤와플을 정말 샌드위치처럼 먹는다고 할때도 더 잘 어울릴 것이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