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니스트 브레드’ 개봉기
블로그 운영 14년차로 접어드는데 소위 ‘개봉기’는 처음 올려보는 것 같다. 별 글도 없이 음식 사진만 올리는 포스팅에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은 이유에서 안 올리는데, 이런 수준 및 규모의 책이라면 이야기가 다를 것이다.
아직도 사나흘 국제 배송의 냉기를 고스란히 품고 있는 상자를 열었다. 작년 10월에 소식을 듣자마자 선주문을 했고, 계획대로라면 11월 하순에는 받았어야 되는데 곡절이 있었다. ‘모더니스트 퀴진’은 소량을 찍기도 했지만 망설이는 사이에 초판 1쇄가 매진되어 한참 기다려야 했던 아픔이 있었다. 그래서 아예 일찌감치 선주문을 했던 것인데 취지가 무색하게 사건사고로 인해 오늘에서야 손에 들어왔다. 웬만한 국제배송은 기다리지 않는데 물건이 물건인지라 좀 전전긍긍했다.
‘양덕의 왕’인 네이선 미어볼드 자신도 요리를 잘 하지만(바비큐 대회 입상이나 요리 학교-레스토랑 근무 경력 등), 빵을 위해서는 프렌치 런드리나 CIA 등을 거친 프란시스코 미고야가 합류했다. 여섯 권, 2,642쪽에 23kg가 넘을 정도로 방대하므로 아직 내용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 연말에 빵도 구워가면서 소화를 좀 한 뒤 자세한 리뷰를 올려 보겠다.
다만 무작위로 펼친 쪽에서 흥미로운 내용이 나와 올려 본다. 빵 속에 들어가는 부재료의 잘못된 예인데, 이런 책에서 말하기 이전에 똑같이 문제를 제기해 왔던지라 좀 웃겼다. ‘모더니스트 퀴진’은 그야말로 서양요리를 다루고 있으니(한국식 고추장 치킨 같은 건 실려 있다) 사실과 달리 누군가는 필요가 없는 책이라 속단할 수도 있겠지만, 빵은 안 먹는 것도 아니고 분명히 개선에 도움이 될 테니 번역출간 되면 좋지 않을까. 할 수 있고 한다고 말해도 맡기는 사람이 없어서 슬프다…
리뷰가 벌써부터 엄청 기대되는군요. 그나저나 정말 방대한 분량이로군요!
퀴진은 판권팔렸다는게 벌써 4년이 넘은거 같은데 프로젝트가 엎어진걸까요 ㅠㅠ
퀴진 판권 마지막으로 알아봤을 때는 살아있었어요. 한 번 팔렸다가 엎어졌는지는 몰라도… 단순히 판권만 파는 게 아니라 공동제작 방식으로 진행하는데다 단가가 워낙 높은 책이라 비용 부담이 커서 출판사들이 쉽게 못 덤비는 것 같습니다. 번역 문제는 둘째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