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시리얼과 단발령 등 번호 잡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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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콘프로스트 바나나 파워’를 아침으로 한참 먹었다. 사실 콘프로스트를 굉장히 좋아한다. 파란색도 좋고 그 단맛도 좀 지나치다고는 생각하지만 좋아한다. 그런데 아무래도 너무 달지 않나 싶어 고민 끝에 지난 10년 동안은 먹은 기억이 전혀 없는 콘프레이크를 코스트코에서 큰 걸로 한 상자 사왔다. 아침에 한 입 넣는데 절로 탄식이 흘러 나왔다. 오, 주여. 아침에 없는 의욕 간신히 북돋아 컴퓨터 켜고 앉아 할 일 순서 정하다가 눈물이 흘러 나오는 줄 알았다. 그런 의욕에 찬물을 끼얹는 맛없음이었다. 아직 1.5kg쯤 남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최선은 콘프로스트와 2:1로 섞기 같은데 그럼 얼마나 오래 먹어야 하는 걸까.

2. 하겐다즈 모찌바이트가 요즘 그렇게 흥하다기에 집 근처 편의점을 뒤져 보았으나 아직 찾지 못했다. 핵심은 냉동 상태에서 ‘모찌’의 질감일텐데…

3. 그러니까 10년도 더 전에 싸이월드 미니 홈피에 지금 청와대 계신 분을 조롱하는 글을 몇 편 쓰면서 ‘저분이 청와대 입성하시면 분명히 단발령이 돌아올 것이다’라고 비아냥거렸다. 그땐 설마 싶었는데 진짜로 입성을 하시더라. 솔직히 지난 4년 동안 조마조마하게 살았다. 이젠 안심해도 될까.

3-1. 그나저나 아직 좀 더 시간이 있기는 하지만 다음 단행본에 들어갈 사진을 슬슬 생각해야 할 시기인데 어디에서 찍어야 하는가…

4. 트위터에 늘 ‘구몬 밀리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자주 하고 실제로 밀리지 않지만 사실 실속이 좀 없다. 정해진 양의 학습지를 채우는 것 말고도 따로 단어까지 외워야 이 언어가 정말 내것이 될 텐데 요즘 그럴 상황이 못된다. 진도가 나가면 나갈 수록 마음이 불안해진다.

5. 누군가 아무 것에 대해 글을 쓰는 사이트를 열었다고 한다. 우리는 글을 좀 더 많이 써야 한다. 아무 거에 대해 쓴다니 얼마나 좋은가. 이 블로그도 13, 14년 전에 아무 것에 대해서나 글 쓰기로 시작했다. 블로그는 진짜 별 게 없다. 꾸준함이 생명이다. 계속 채워야 한다. 삶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6. 서서 쓰는 책상을 일주일 동안 치우고 아예 앉아서 일하기로 했는데 나쁘지 않다. 가끔 허리가 뻐근하거나 가슴이 답답한 순간이 찾아오는데 그래도 3년 동안 해온 코어 운동이 헛되지는 않았다는 생각이다. 나무 책상 위에 올려 놓은 키보드의 ‘키감’이 좋다. 그러나 앉아 있는 습관을 다시 들이고 싶지는 않으므로 다음 주엔 다시 책상을 올릴 것이다. 그럼 무엇보다 키보드 옆에 노트를 놓고 생각나는 걸 끄적거릴 수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크게 걸린다.

7. 유독 오타가 많이 나는 단어들이 있다. ‘아티초크’가 그 가운데 하나다. 유난히 손가락이 꼬인다. 저 앞에서도 다섯 번 틀렸다. 요즘 종종 번역하는 책에서 등장하는데 오타 횟수로 당일의 컨디션을 파악한다. 그나마 한두 번에 제대로 치면 괜찮은 것이다.

7-1. 직접 손질해봐야 되겠다는 생각에 한두 번인가 사서 시도해보았지만 아티초크는 그다지 즐거운 재료는 아니다. 안의 솜털은 전부 가시 같고. 피지 않은 꽃을 해체하는 기분이랄까.

8. ‘계속 써야 한다’고 말은 하지만 사실 난 어느 시점에서 쓰기를 좀 일시적으로 멈추고 싶다. ‘휴식’의 차원이 아닌 충전이 필요한데 가능한지 모르겠다. 바퀴를 계속 돌려야 한다. 멈추기가 어렵다.

9. 하긴 계발이나 발전이 아닌 생존을 걱정해야 할 2017년인데.

10. 뾰족한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