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호텔] 아리아케
제주도도 아니건만, 아리아케에 가는 건 은근히 힘들었다. 예약을 잡아 놓았는데 사흘 안쪽으로 남겨두고 전화가 왔다. 셰프가 갑자기 일본에 가서 예약을 이행할 수 없게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야만 했다. 한 달은 채 안 되었던 것 같다.
그런 과정을 겪고 레스토랑에 발을 들여 놓았을 때, 나의 자리 앞에 세면대가 놓여 있다는 사실에 적잖게 당혹스러웠다. 알고 보니 셰프는 내 바로 앞 손님으로 “VIP”를 상대하고 있었다. 바로 옆 칸막이에서 스시를 쥐다 말고, 종종 상체를 쭉 내밀어 내 것을 접시에 얹어 주었다. 다시 반대편 칸막이로 사라지기 전에 설명도 한 마디씩 곁들였다.
물론 스시 한 점씩의 평가를 할 생각은 없다. 그런 게 크게 의미 없다고도 생각하지만, 본격적으로 스시를 먹기 전 나온 전복을 먹고 딱히 기대를 해서는 안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걸 포함, 패류는 대체로 푸석했다. 밥풀이 붙은 채로 나온 마키라던가, 어떤 연유에서든 저렇게 생긴 걸 헤아릴 수 없는 계란 등등을 감안하면 점심이라고 해도 셰프 오마카세 180,000원은 너무 싼 게 아닐까 생각했다.
그럴 생각이 아예 없어 이렇게 받는지, 아니면 생각은 있지만 그런 저항이 강해질까봐 더 많이 받는지는 모르겠지만, 호텔의 맥락 속에서 현지인이 운영하는데 이 가격에 제대로 된 음식을 낼 수 있는지 모르겠다. 물론 나는 어딜 가나 뜨내기 손님일 뿐이니, 그렇지 않은 이들이 다른 음식을 먹을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할 것이다.
상태가 정말 심각하네요…
점심 18만원이라…사시미 몇점, 스시 몇점..과연 원가가 얼마나 될까. 혹시 숙박료 포함? 행여나 미슐랭 1스타라도 기대하진 않았겠지. 차라리 한식 레스토랑 발전에 더욱 힘써주시길..
장사 왜 하는 걸까요.
아… 원래 저정도는 아니지 않나요?
전부 다 흉한 수준이군요 ㅠㅠ
저도 비슷하게 느꼈었어요.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의 식사임에도 불구하고 뚜렷이 드러나는 특장점은 없었고, 오히려 만족도는 흔히들 말하는 미들급 스시야가 더 좋았던것 같아요. 그저 비싼 호텔에 있어서 비싸고 유명한건가.. 하고 갸우뚱 하면서 나왔던 기억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