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십리] 성화생라멘-계란과 차슈
가장 비싼 미소라멘이 7,000원. 국물은 좋은데 나머지 요소는 썩 좋지 않다. 그나마 완전히 축 처진 상태로 나온 면은 물어보니 다수의 불평을 감안해 의도적으로 그렇게 익혔고, 원하면 덜 익혀 내줄 수 있다고 하니 개선의 여지가 있다. 하지만 나머지 중요한 두 요소, 차슈와 계란은 그렇지 않다.
딱히 양념이 배지 않은 차슈는 소위 ‘고기 냄새’에 딱히 민감하지 않는 내가 살짝 놀랄 정도로 냄새가 났다. 한편 계란은 사진으로 볼 수 있듯 노른자까지 뻑뻑하게 익은 한국식 장조림으로 짠맛 위주라 끝에서 쓴맛과 텁텁함이 살짝 남는 미소 국물에 단맛으로 균형을 맞춰 주지 못한다. 말하자면 차슈와 계란 둘 다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전체 맛의 차원에 의미 있는 요소 역할을 못한다. 설상가상으로 김치를 내주는데 이마저 앞에서 매운맛만 압도하고 신맛 등이 전혀 없어 균형에는 공헌하지 못했다.
한편 다섯 개에 3,000원인 교자는 훌륭했다. 굳이 주문과 동시에 싸서 구울 이유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미리 만들면 공간을 차지해서?), 바닥만 잘 지졌고 속도 비교적 실하다. 피가 다소 질기기는 하지만 1,000원 올려 받아도 될 것 같다고 생각한다.
닭육수 바탕 라면도 있으니 적어도 한 번 재방문 의사는 있다. 일본 라멘이라기보다 꽤 한국 음식 같았다.
한 4-5천원 한다면 맛이나 봐 볼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