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고베규 스테이크 켄(神戸牛すてーき 健)-최선의 육식이란?
고깃집 리뷰를 준비 중인 가운데, 생각도 해볼 겸 오사카에서 먹은 고베 쇠고기 사진을 찾아 보았다. 가격이 잘 기억나지 않는데 1인 12,000엔 세트를 먹었을 것이다. 5월에 먹었으니 석달 반쯤 지났고, 그럼 웬만한 경우 핵심 인상 한두 가지만 남고 나머지는 희미해진다. 그렇다면 이곳의 핵심 인상은? 첫 한 점을 입에 넣었을때 느꼈던 내부의 차가움이다. 분해되지 않은 육질과 더불어 느낄 수 있었던 차가움. 그 자체보다 전체의 조화가 불만스러웠다. 속을 차갑게 남겨둘 거라면 겉은 좀 더 익힐 수 있다고 생각했다. 서비스와 쇼맨십은 훌륭했다.
맛과 질감의 대조를 조금 더 추구할 수 있을텐데 특정 지점에서 조리를 멈추는 이유는 문화적 차이일까? 한식 고깃집도 요즘 두께를 추구해 겉을 잘 지져주는 곳이 있지만 확실히 소수다. 대부분 얇게 저며 전체를 고르게 익히는데 치중한다. 그리고 맛은 양념으로 보충한다. 이런 경향을 그냥 존중해야할 문화적 차이로 받아들여야 할까? 아니면 재료의 특성을 감안해 우열을 가려야 할까.
고기는 웬만하면 먹을 수 있을 만큼 익히기는 쉽지만 최적의 지점을 찾기는 어려운 재료다. 특히 많은 양을 한꺼번에 먹으려 들면 어려움이 극대화 된다. 일본식 철판구이나 한국식 직화는 식탁에서 조리를 하므로 온도가 먹는 순간까지 내려가지 않지만 미세조정이 잘 되지는 않으며, 먹는 속도와 조리의 진행 사이의 관계를 정확하게 맞추기가 어렵다. 특히 한식 직화라면 고기를 먹는 동안 뜨거운 불을 식탁에 대기시켜야 한다. 한편 스테이크는 조리 상태를 좀 더 잘 맞출 수 있지만 먹는 동안 온도가 계속 내려가, 끝에서는 차가운 걸 감수해야 한다. 소식만이 답인가.
정말 한국식 화로구이는 미세조정이 어렵죠. 최근엔 지인과 ‘백운봉막국수’의 이베리코 흑돼지 목살(180g 만2천원) 먹었는데, 차가운 고기를 두껍게 내오니, 불판이 아무리 좋아도 고기의 찬 물이 철망 아래 숯에 떨어지니 숯이 중간에 열기를 잃으며 식고…서버가 다시 제연기구를 숯에 바싹 갖다대니 불길 살아나고..고기 자르기 어렵고..노동을 해가며 먹었습니다.
쇠고기는 둘째 치고, 두꺼운 돼지고기는 컨트롤이 정말정말 어렵습니다. 이게 맛을 떠나서…한국 사회의 윗사람들이 아랫사람을 ‘고기굽기달인’으로 훈련,단련?시키는 사회문화로 변질되어버린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