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토랑의 술 주문 문제
주말에 한 셰프가 트위터에서 술 이야기를 꺼냈다가 욕을 먹었다. 그가 틀린 말을 했는가? 그렇지 않다. 그대로 옮겨보자.
노쇼가 레스토랑 매출에 타격을 주는 건 사실이지만 망할 정도까진 아니고… 정작 위험한 것은 노드링크. 노드링크 진짜 가게하나 작살내는 것은 일도 아니다. 와인을 가져왔다해도, 소다나 맥주정도는 주문해서 갈음하는 것이 매너라고 생각.
— Chef.Porco Rosso (@Bede01Paulo) January 9, 2016
사실 셰프들은 이런 이야기를 가급적 하지 않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들도 인간인지라 의사 및 감정 표현이 필요하지만, 홍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욕 먹어도 상관 없는 나 같은 사람이 계속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당연히 하고 있지만 문화가 쉽사리 바뀌지는 않는다. 실제로 이 트윗 이후 몇몇 이들이 공격하는 것을 보았다. 한마디로 ‘나는 원래 아무 음료도 안 시키는데 그럼 억지로 시키라는 말인가?’ 같은 주장이다. 미리 답을 말하자면 억지로 시킬 필요는 없다. 시키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을 억지라고 느끼는 것 자체가 억지라는 것. 음료를 안 시킨다면 궁극적으로 먹는 이에게 손해이기 때문.
이것이 그다지도 복잡한 문제인가. 전혀 그렇지 않다. 일단 가장 중요한 맛부터 따져보자. 음료는 질감의 측면에서 수분-촉촉함을 보충해주는 한편 음식의 맛을 보완 또는 견제해준다. 이 모든 필요의 좌표가 모두 겹치는 지점에 위치한 음료가 바로 와인이다. 향, 신맛에 레드 와인이라면 탄닌을 가지고 있어 경험 차원에서의 맛에서 음식의 보좌 역할에 딱 맞는다. 게다가 도수(12-15%)가 입을 축이는 정도로 마시기에 딱 적당한 부피 및 수분을 확보해준다. 인류가 오랫동안 마셔온 탓도 있지만, 양식의 곁들이 음료로 와인이 1순위를 차지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와인이 이런 역할을 맡지만, 레스토랑에서 직접 만들지 않는다. 크게 보면 다른 음료도 마찬가지. 나는 이러한 특성이 가장 큰 오해와 정당화의 건덕지로 작용한다고 믿는다. 레스토랑 입장에서는 직접 만들지 않으므로 선택사항인 것처럼 설정해놓는 것인데, 방문자는 정말 시키지 않아도 되는 것이라 믿거나 그렇기 때문에 완전한 선택이라고 정당화하는 것이다. 물론 백만 가지의 시나리오를 설정할 수 있다. 와인을 안 마신다면 맥주도 있다. 술을 못 마신다면 심지어 탄산수도 있다. 대부분의 레스토랑에서는 한 병에 만 원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말 그대로 ‘탄산’수이므로, 심지어 맹물보다 음식의 균형을 맞춰주는데 몇 배는 더 좋은 역할을 한다. 이것도 시킬 수 없다면, 그때는 레스토랑에 왜 가는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누군가의 지갑 사정을 파헤치려는 것보다 불쾌한 일은 없겠지만, 레스토랑의 점심 메뉴도 서비스 포함 최소한의 기능을 하려면 5만원은 써야 한다. 탄산수 한 병은 500-750ml, 둘이 충분히 나눠 마실 수 있다. 심지어 4인이 나눠 마시는 것도 가능하다. 그럼 10,000원이라고 쳐도 1인 부담은 2,500원. 50,000원의 5%다. 정말 이 돈을 쓸 수가 없는 것일까?
레스토랑을 다니다 보면 정말 말도 안되는 경우를 많이 보거나 듣는다. 이를테면 50대 남성들이 룸을 빌려 모임을 가지는데 마트의 ‘데일리급’ 와인을 가져온다. ‘코키지 내면 되는 것 아니냐’ 할테지만 그런 때 내라고 정해놓은 돈이라거나, 돈만 내면 아무 와인이나 가져올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프렌치 런드리의 코키지는 $150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궁극적으로는 가져오지 말라는 이야기다) 어딘가에서는 20대 남성 6인이 아무 것도 시키지 않고 점심 먹는 광경도 목도했다. 그곳의 와인은 5만원대부터 시작하니 1인당 부담이 크지 않은 차원에서 적어도 한 병은 시킬 수 있다. 지난 주 취재 나간 레스토랑에서도 4인 가족이 코스만 시켜서 식사하는 광경을 목격했다. 그곳의 코스는 85,000원, 재료와 노동력을 감안하면 남는 게 거의 없으리라는 걸 아주 쉽게 추측할 수 있다.
이득도 중요하다. 술을 시키는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이 또한 아주 간단하다. 음식을 팔아서는 재료 및 노동비 등 현상유지가 가능하다. 이득이 나려면 술을 시켜야 한다. 게다가 모든 자영업이 그렇듯 한국의 레스토랑 또한 높은 월세의 부담을 안고 영업한다. 기본적인 부담이 아주 큰 상황이라는 말이다. 게다가 팁 문화도 없다. 종업원의 서비스에 대한 인센티브 가능성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이러한 형국에서 안정적인 이득이 나는 요소가 거세당하면 사업이 지속가능할 수가 없다. 그래서 와인 가격을 높게 매기지도 않는다. 음식도 마찬가지지만, 대개 3배수의 가격을 말한다. 들여오는 가격의 세 배를 매겨야 이득을 취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를 적용하는 레스토랑은 거의 없다. 대부분 2배 수준이고 1.5배인 곳도 많다. 지극한 소모품인 잔이나 소믈리에의 서비스 등등을 감안하면 이 또한 남는 장사라 할 수가 없다. 지난 주에 들른 곳은 심지어 1.2배 정도의 가격을 붙여 놓았다. 대신 소믈리에도 없고, 선택의 폭도 극히 좁았다. 사실 이 수준으로 내려가면 와인을 내는 의미가 없다고 믿지만, 그 정도의 고육지책까지 택하는 심정을 이해하기란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와인을 몰라서 주문 못한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래서 소믈리에가 존재한다. 미국 레스토랑 종사자의 고백 같은 이야기엔 항상 추천 메뉴나 와인 등으로 ‘벗겨 먹는’ 이야기가 등장한다. 한국에서 그게 가능한지 모르겠다. 무리를 하면서 찾지 않는 이상, 일반적인 예산에서 구할 수 있는 와인이 크게 차이 나지도 않는다. 게다가 소믈리에들과 이야기 나눠보면 순수하게 와인을 놓고 손님들과 이야기 하고 싶어 한다는 인상을 받는다. 전혀 백지 상태에서 들르더라도 시키는 음식과 예산을 알려주면 그들은 기꺼이, 아니 아주 즐겁게 추천해줄 것이다. 한 병씩 마시기는 벅차다고? 한 잔씩 파는 하우스 와인도 있다. 어떻게든 팔고 싶어 하는 곳은 그 모든 가능성을 생각해 준비한다. 그것이 파인 다이닝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 문제에 대해서 더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까놓고 말해서, 한국인이 술을 마시지 않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 반주 문화가 엄연히 존재하지 않는가. 심지어 점심으로 순댓국 먹으면서도 소주나 국산 맥주 시켜 먹는 문화 아닌가. 이런 술들은 왜 팔리는가? 싸니까 팔리는 것 아닌가? 아니면 음식에 음료를 곁들여 먹는 문화 자체가 생소한가? 반주도 언급했지만 이젠 동사가 된 ‘치맥’도 있다. 치킨 먹으면서 맥주 안 마시면 허전하다는 걸 모두가 안다. 거기에도 단맛 대 짠맛, 탄산 대 기름기 등의 기본 짝짓기 논리가 작용한다. 말하자면 정확히 따지지 않더라도 둘을 함께 먹으면 좋다는 것 쯤은 다 알고 있다는 것이다. 아니라면 햄버거나 피자와 마시는 탄산음료는 어떤가? 맹물과 햄버거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대체 얼마나 많은가? 없을 것이다.
이렇게 이미 존재하는 현상인데 왜 그것이 정작 가장 필요한 레스토랑의 맥락에서는 지켜지지 않는가? ‘거기까지는 돈 아까워서 쓰지 못하겠다’가 사실은 정답 아닌가? 가장 의무적으로 책정해 놓은 레스토랑의 분위기나 음식 정도만 취하고 싶다는 마음 때문 아닐까? 나는 어느 누구의 지갑 사정에도 훈수를 두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다. 레스토랑에 간다는 것은 그 정도의 지출이 이미 가능하다는 걸 전제로 삼는다. 그리고 그런 경우라면 대부분 어떻게든 나의 예산 안에서 의무가 아닌 것마저 선택을 시도한다. 그것이 내 경험을 한두 층 더 낫게 만들 것이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이것은 ‘댁들 술 시킬 돈도 없는데 왜 레스토랑을 갑니까?’와는 전혀 다른 문제다. 궁극적으로 이것은 이기심의 문제다. 공짜이므로 계속해서 반찬 리필해 먹는 마음과 다른 것 없다는 말이다. 왜 저 정도의 의사 표현을 놓고 셰프를 공격하는가. 그 정도는 충분히 말할 수 있다.
음식값에도 모든 비용은 포함되어있다고 나늠 생각한다. 음료는 부수적인 것이지 주가 아니다. 그렇다면 술집을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그렇다면 당신은 2인분 이하는 주문 안되는 식당에 대한 의견은 어떠한가?
매너를 애기하는 것과 돈을 애기하는 것은 다르다. 서양에도 저런 매너를 가르치는 것을 들어본적이 없다. 이는 돈의 관점에서 가계 운영자를 위한 배려인 것이다. 배려와 매너라는 것이 동일한지는 따져볼 애기만 비음주인에게 코스를 먹으며 왜 술은 안시키냐는 식으로 이야기를 한다면 어처구니가 없어하지 않을까?!
또한 소물리에에게 추천 와인을 소개하는 이유를 들어본 있는지 궁금하다. 몇몇의 비싼 레스토랑에서조차 와인 중 이문이 많이 남거나 날짜가 얼마 남지 않은 것을 팔기위해 권한다는 이애기를 들을 수 있다. 왜냐면 그 또한 고용인이기 때문에 생업이 달린 문제이므로 고용주가 원하는 바를 들어 줄 수 밖에 없는 경우가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왜 이런 글을 쓰는가를 생각해 보면 당신도 생업이 달린 문제에따라 끄적인 것으로 밖에 안느껴진다. 내가 왜 이런 생각을 하는지 한번쯤 곱씹어 보길 바란다.
음료를 곁들이면 더 나은 식사가 될 것이라는 조언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레스토랑의 운영 상의 어려움을 짐작하여 음료를 시키는 것이 사람 된 도리라는 식의 어조는 불쾌하네요. 데일리 와인을 먹든, 소믈리에의 추천을 받든 그 사람이 놓쳤을 경험의 질에 대해서 논할 수는 있지만 그게 비난할 일은 아니지 않나요?
이게 정답
같은 맥락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작년에 경상도 부산 해운대에 있는 점심 5만원쯤 하는 뷔페에 간 적이 있었습니다. 뷔페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는 자리였고, 점심 5만원이면 수도권이나 특급호텔을 제외하면 개인업장 중에서는 지방 최고가 수준이 아닐까 싶습니다만 맛은 기대했던 그냥 뷔페 맛이었죠. 물만 가지고 꾸역꾸역 먹다보니 질려서 2~3만원 하는 포도주라도 한병 곁들이면 좀 나을까 싶어 점원에게 와인메뉴가 있냐고 물했더니, 동석하신 아저씨가 이를 듣고 대뜸 점원에게 “야, 소주 있나? 있으모 한병 가아와”라고 반말로 말씀하시더군요. 뷔페에 소주까지 곁들여지자 더욱 끔찍한 점심이 되었더랬습니다.
화자가 청자의 문제까지 모두 해결해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소비자도 생산자에게 ‘이해나 배려’라는 개념을 생각할 수도 있다는 것 자체를 전혀 수용하기 싫다고 강변한다면, 더 이상의 계몽은 그냥 포기하시는 게 속편하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전 별로 계몽에 관심 없습니다. 또한 아랫분에게 한꺼번에 말씀드리자면 이 분 의견은 당연히 같은 맥락에 있습니다.
AF 님 의견은 다른 맥락으로 보이네요.
아, 평소에 Bluexmas님의 의견에 대부분 동감하는 독자입니다. 그래서 굳이 더할 것이 없어서 한 번도 댓글을 달아본 적이 없는데, 오늘은 조금 생각이 다르다 보니 처음으로 의견을 드립니다.
저도 유학생활을 했는데, 가난한 유학생인지라 동네 패밀리 레스토랑 정도가 거의 가본 전부입니다만, 초반부에 몇 번 웨이터에게 제지당한 적이 있습니다.
웨이터가 오면 당연히 “Is there something to drink?” 를 묻으면
한국에서 하듯이 “Just water please”를 하고, 뭔가 메뉴를 시키려 하면 “Wait.” 하고는 주문을 거부하고 물을 가지러 갔던 경험들이죠.
한 육개월이 지나서야 경험상, 그리고 주변 분들에게 들어서 미국 레스토랑에서 두 가지의 암묵적 룰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첫째. 처음에는 반드시 음료주문을 받는데 웬만하면 음료나 주류를 시켜야 한다. (그리고 Plate 도 1인당 1개를 시켜야 한다)
둘째. 음료주문이 끝나고 음료를 서빙할 때에야 메뉴 주문을 받는다.
미국인들에게는 이 문화가 어릴때부터 매우 익숙하게 여겨지기 때문에 굳이 누군가에게 듣지 않아도 알지만, 한국의 식당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이를 지키지 않는다고 탓하는 것은 문제가 있겠죠.
이와 마찬가지로,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에서 반드시 주류나 음료를 주문해야 한다는 것도 미국이나 유럽쪽의 암묵적 룰, 또는 매너인데 불과 파인다이닝이 호텔을 벗어난 지 20년도 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이를 지키지 않는다고 사람들, 특히 20대를 비난하시는 것은 조금 과하다는 생각입니다.
미국과 달리 캐주얼 레스토랑에서는 팁이나 주류에 엄격하지 않은 유럽에서도 평생 첨으로 파인다이닝을 가보는 20대가 그런 매너를 지키지 않을 가능성은 꽤 높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덧붙여, 저처럼 술을 전혀 못하는 사람에게 점심에 반주는 생각조차 할 수 없습니다. 서양인들처럼 점심에 와인이나 맥주를 마셔도 거의 티가 안나는 게 아니라 반주 한 잔(저같은면 반 잔)이면 대낮에 불콰한 얼굴로 거리에 나서거나 직장으로 돌아가야 하는 이들이 한국의 20%가 넘습니다.
탄산수라는 대응품을 이야기하지만 이 또한 유럽처럼 어릴때부터 탄산수를 먹어온 이들이 아니면 진입장벽이 꽤 있지요. 최근에야 많이 대중화하긴 했지만요.
한국에서의 문화적 특성, 뭐 이런 거 저도 그리 좋아하진 않지만 적어도 명시적인 룰(이를테면 attire)도 아닌 암묵적 매너에 속하는 영역, 그것도 오랫동안 한국에서는 없었던 부분이거나 현실적으로 실현이 어려운 부분을 갖고 사람들을 비난하시는 것은 공감을 얻기 어렵다고 생각됩니다.
*참고로 점심의 반주문화는 아주 올드한 업종을 빼고는 거의 모든 직장에서 사라진 걸로 압니다.
잘 읽었습니다. 마지막 문단이 매우 이상합니다.
마지막 문단의 전까지는 어떤 현상을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마지막 문단에서는 현상의 원인에 대해 추측을 하시고는, 그 추측이 “정답 아닌가?”라고 하시고, 결국은 추측에서 나온 결론을 들고 “궁극적으로 이것은 이기심의 문제다.”라고 단언하시는데, 받아들이기에는 생략된 전제가 너무 많네요.
말씀하신 것 처럼, 4인이 탄산수를 주문 할 때, 탄산수가 10,000원이라고 쳐도 1인 부담은 2,500원. 50,000원의 5%입니다. 85,000코스에 비하면 더욱 적은 금액인데요. “거기까지는 돈 아까워서” 음료 주문을 안 했다니요. 정말 “그 돈”을 쓸 수가 없는 걸까요?
저도 왜 그들이 음료를 주문 안 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4인이 1만원을 내고 탄산수를 주문할 확률. 500~700미리 탄산수 한 병을 네 명이 나눠 마신다. 그럼 1인당 150미리 정도가 돌아가겠죠. 탄산수가 음료가 아닌 물의 대용으로 여겨지는 현실에서, 150ml를 2500원 내고 먹으라는 제안이 그리 합당해 보이지는 않네요.
원가 타령하고 싶지는 않지만, 재료비에 더해 노동의 가치가 더해지는 메인 메뉴나, 보관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와인과 달리 냉장고에 넣어놨다가 보틀 채로 서비스하는 탄산수를 보면 마트에서의 가격표가 아른거리는 건 당연한 거겠죠.
제 리플의 요지는 “이 글의 마지막 문단이 이상하다”였고, ‘왜 이상한가’에 대해 보충하기 위해 저 부분을 본문에서 차용 한 것입니다만 부족한 글솜씨로 인해 전달이 잘 되지 않은 것 같네요. 말씀하신 내용에는 대체로 동의합니다.
의도 이해했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도 있지만 결국은 이것이 근본적인 이유다’라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위의 Philip 님 의견에 공감합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음료 주문이 매너라는 공감대가 형성이 안 된 것 아닐까요? Bluexmas 님께서는 (그게 매너라는 걸 알면서도) 돈 아까워서 주문 안 하는 게 정답일까 하셨는데, 몰라서 (그리고 음료가 굳이 당기지 않아서) 안 하는 사람도 많지 않을까요?
문화적 공감대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음료 주문을 안 하는 사람들 때문에 망하겠다고 호소하기보다는, 처음부터 음료 주문을 안 받아도 이익을 남길 수 있도록 가격 책정을 하는 편이 합리적이 아닐까 싶습니다.
공감합니다.^^
간만에 논란이 뜨겁네요. 저는 레스토랑 운영자는 아니지만 플레이팅 디저트를 파는 입장에서
많이 공감이 됩니다. 또 레스토랑에 아주 가끔 방문하는 소비자로서 댓글의 반응도 이해가 됩니다.
일단 위에 한분이 20대 소비자들이 그런 경향이 있다고 말씀 하셨는데 제 경험으로는 전혀 사실과
다릅니다. 그런경우 운영자도 직원도 어느 정도 이해 합니다. 저 같은 경우 플레이트당 만원이 넘는
디저트를 팔고 있는데 그런 메뉴를 먹어 보고 싶은 마음에 방문한 20대 초반의 학생이 음료 없이
먹는다고 크게 개의치 않습니다. 가끔 동전 털어 세고 있는것도 보니까요…
하지만 반대로 마세라티를 3대를 한번에 끌고 오셔서 (40~50대 여자분 세분이였습니다.) 주차공간
문제로 애를 먹게 해 놓고 단한잔의 음료도 시키지 않을때는 조금 섭섭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 역시 술을 거의 먹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 수준의 저녁을 먹을땐 가급적 탄산수나 맥주를
주문하는 편입니다. 더도 말고 그정도만 해 주면 되지 않을까요? 장사 하는 입장에서는 큰 힘이
됩니다.
우리나라 요식업의 생존문제와 수준의 문제는 소비자와 공급자 어느 한쪽에서 풀 수 없는 악순환의
고리에 들어와 있습니다. 조금씩 서로 입장을 배려 하면서 선순환의 구조로 돌리는것, 매우 어렵지만
조금씩 서로 실천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의견 감사합니다. 한꺼번에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20대 남성 6인’이라는 건 정황을 설명하기 위한 최소한의 묘사입니다. 20대가 일반적으로 그런 연령대이며 따라서 비난한다는 의도가 아닙니다. 그 레스토랑에서 그런 행동을 한 사람이 20대 남성의 무리였다는 말이죠. 20~60대까지 그런 경우를 다양하게 봅니다.
2. 저 또한 기본적으로 ‘조금씩 서로 입장을 배려 하면서 선순환의 구조로 돌리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 ‘맛의 손해’가 가장 큰 영향이라고 밝히고 있고요.
3. 물론 예외는 있습니다. 건강 등등의 이유로 술을 한 방울도 못 마시는 사람에게 술을 마시라는 이야기 하지 않았습니다. 어쨌든 무엇이더라도 맹물보다는 낫습니다.
4. 그런 예외를 빼놓는다면, 레스토랑에서 유독 술 소비가 저런 식으로 이루어 지는 이유가 싼 술 위주의 음주문화라고 글에서 밝혔으니 더 이상의 보충 설명은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일반인입니다. 평론가님 의견에 동감하며 제가 느끼는 바를 한 가지 말씀드립니다.
저는 양식 레스토랑에서 일반적으로 메뉴에 맞춰 한두잔씩의 와인을 곁들입니다. 밸런스도 좋아지고, 무엇보다 와인이 맛있기도 하구요. 그런데, 동행하는 분들께 한잔씩 권해도 거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식사의 부분으로써 지위를 갖는 서양과 달리, 한국에서 식사와 함께하는 술은 음식에 부가되는 “반주” 성격을 가져서 그러게 아닐까 합니다.
일반적으로 한식에 반주를 하지 않는 편이고, 더욱이 양식레스토랑이 한국에서 갖는 “격식있음”, 혹은 무게감으로 인해 술 한 잔에 더욱 부담을 갖는 것 같습니다.
외식업의 사장이 아닌 직원으로써의 의견도 같이 드리고 싶습니다. 음식점의 문화가 단순히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서가 아닌 한 업장의 맛과 분위기, 서비스, 문화 등을 경험하고 즐기기 위한 곳으로 인식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그 음식에 맞춰 준비한 매장의 음료 혹은 주류 또한 우리가 즐겨야 할 것들입니다. 그런 복합적인 것들을 즐기기 위해 방문하는 것이니 저 같은 경우에는 그 정도의 비용을 충분히 준비한 후에 방문합니다.
제가 일을 하면서 느꼈던 건 외국인들의 주문은 자신의 음식 그리고 그에 맞춘 자신의 음료를 갖춥니다. 최대한 이 매장에서 내 식사, 나의 식사를 만족시키기 위함이죠. 하지만 제가 불편하게 보는 것들은 이런 겁니다. 유명하니 일단은 방문했지만 음식 맛이나 밸런스, 즐거움은 모두 배제한 채 어떻게든 싸게만 먹으려는 사람들입니다. 일단은 유명한 곳이니 방문 자체에만 의의를 둔 것이죠.
우리의 모든 것을 즐겨주길 바라는 마음에 열심히 성심성의껏 준비한 업장의 대표나 직원들은 큰 회의감이 듭니다.
참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주 어이가 없습니다. 네 음료안시키는 사람은 그럼 무식하다는거네요 탄산수도 안시킬거면 레스토랑을 왜오냐니 그런식으로 손님 무시하는 가게는 절대 가고싶지 않네요 음료가 맛의 발란스를 잡아주던 어쨌던 그건 님의 입맛이지 개인의 취향과 고집을 불특정다수에게 강요하지 마세요 그리고 아는사람 가게도 아니고 내가 내돈내고 먹는데 가게매상까지 생각해줘야 합니까? 그 고객이 술을 못마실수도 술의 맛이나 향을 싫어할수도 탄산을 싫어할수도 물을 좋아할수도 있는건데 매너가 아니니 어쩌니.. 해외에사 살고있지만 음료 주문하라는 강요 받은적도 없고 눈칫밥 얻은적도 없습니다 손님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에는 손님의 취향을 존중하는것도 포함되는것 아닌가요? 마치 손님이 님들의 그 대단하신 식당을 ‘모시러’ 가는듯이 얘기하시네요ㅋㅋㅋ 그 arrogance에 헛웃음이 나올지경
와인 등이 서양음식의 밸런스 잡아주는 건 취향이 아니라, 팩트에 가까운 건데 무슨 말씀이신지.. 잘 모르면 집에서 조용히 드셔보세요, 엄한 데서 악플질할 시간에.
안녕하세요?
그동안 터프하지만 좋은글 많이 읽었는데
이번 건 은 팬들을 위해서 한발짝 물러나서
다시한번 생각해 보시고 일부 실수 인정 부탁드립니다.
1.한국에 대다수 다이닝 식당들은 이미 식사
값만으로 이윤이 남는 구조입니다.
심지어 대다수 모던 코리안 다이닝은 추가
추가 해야만 비교적 만족한 식사하는데 이리되면 1인 14만원됩니다.
환경보호니 트랜드니 하며 테이블 크로스도없고 커트러리도 중복사용 권하지요.
2.가성비 좋은 식당들은 손님들도 알아서 음료 매출 배려 합니다.
2.일부 깍쟁이 손님도 있지만 또 후덕한 손님도 있어 자기만 흔들리지않고 열심히 하면 하나님께서 채워주시더라고요…
제발 한발짝 물러나서 팬심도 헤아려 주세요.^^
“1.한국에 대다수 다이닝 식당들은 이미 식사 값만으로 이윤이 남는 구조입니다”
→ 저는 이 점이 아쉽습니다. 주류 및 음료로 부터 수익이 적으니 음식에서 마진을 확보해야 하니까요.
주류/음료 주문이 늘면 상대적으로 음식마진을 줄일 여지가 생기고, 손님 입장에서는 음식과 주류/음료를 현 상태보다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상황이 될 것 같은데.
“하나님께서 채워주십니다” 이건 좀 참신하네요 ㅋㅋㅋㅋㅋ
뭔개소리를 이리도 장황하게 써놨다냥….
반주문화는 많이 없어졌어요. 특히 사무직에서는 절멸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금전적인 면만 생각하는건 좀 아닌거 같아요. 왠만한 술집에서 소주가 4천원선인데 그거 마트가면 절반도 안하지만 그 가격표가 어른거린다고 술을 안먹는 사람은 본적이 없거든요.
제 부족한 생각으로는 한국 음주문화 형태에도 원인이 있다고 봅니다.
주변 사람들과 뭐 먹을때 주로 느끼는데, 음주 스위치(…) 같은게 있어서 먹을려면 소주 몇병씩 까야되고 안먹을려면 아예 안먹어야 되는 그런 느낌입니다.
밥을 먹는거랑 술을 먹는게 나뉘어져 있달까 밥 먹을때는 평범하게 요리를 맛본다는 느낌이 있고, 술을 먹을땐 사실상 술먹고 취기를 느끼며 먹는다는 행위보단 걍 사람들과 떠드는게 주 목적인? 그런 사람들은 다이닝에서 한두잔씩 먹는건 스위치의 포지셔닝에 혼란이 오는거 같더라구요……물론 그런 자리에서 후자의 스탠스를 취하는게 불가하니 걍 전자의 스탠스로 일관하는거 아닌지.
아마 탄산수나 이런것들은 아직 보급이 덜되어서 그런게 맞을겁니다.
걍 심플하게 물에 돈을 받기 시작하면 사람들이 생수를 돈주고 사먹이 아까워서 좋은거 열심히 시킬텐데, 블로그 후기에 뭐라고 써놓을지가 두렵네요 ㅎㅎ;
본인의 생각은 많으시나 글을 잘 못쓰신듯…
1. 술을 시키지 않는 것은 레스토랑에게 경제적 손해를 끼친다.
2. 술을 시키지 않는 것은 본인에게 미각적 손해를 끼친다.
이 두 주장은 얼핏 더할 수 있다고 착각할 수 있지만 사실 아주 다른 주장이죠.
이 두 개가 문장과 문단 별로 마구 섞여있으니 주장이 모호한 글이 되어버렸네요.
근거들도 제각각으로 들어가 있고..
다시 정리해서 쓰시면 재밌는 글이 나올 것 같은데… 아쉽네요.
저 언급을 한 셰프가 욕을 먹는 이유는 주류문화를 떠나서 마음가짐의 문제라고 보입니다. 어느 업계에서든 그 지역의 문화에 대해 아쉬운 부분이 있을 수 있는데 저렇게 말을 한다는 건 아름다워 보이지는 않습니다. 아쉬운 점이 보일 때 우월의식을 갖고 비난을 하느냐, 아니면 따뜻한 마음으로 함께 개선하려고 노력해가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진가가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말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말의 분위기에서 이미 그 사람의 성향과 가치관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미리 답을 말하자면 억지로 시킬 필요는 없다. 시키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을 억지라고 느끼는 것 자체가 억지라는 것.”
“레스토랑 입장에서는 직접 만들지 않으므로 선택사항인 것처럼 설정해놓는 것인데, 방문자는 정말 시키지 않아도 되는 것이라 믿거나 그렇기 때문에 완전한 선택이라고 정당화하는 것이다.”
“이득이 나려면 술을 시켜야 한다”
“궁극적으로 이것은 이기심의 문제다. 공짜이므로 계속해서 반찬 리필해 먹는 마음과 다른 것 없다는 말이다.”
업장은 객에게 (이러한 글에서는 손님 보다는 객이라는 말이 더 어울릴 것 같다.) 선택권을 쥐어주었고, 객은 그 선택이 ‘양식의 문법에서’ 옳든 그르든 스스로의 효용을 극대화 하는 선택을 했다. 그는 무리한 것을 요구하지도 않았고 그냥 주어진 선택지에서 자신에게 맞는 것을 고른 것 뿐이다. 그 과정에서 음료를 시키지 않았다면 그의 취향이 억지인가? 그것이 양식의 문법’에서 벗어난다면 그는 양식의 문법에 알맞게 자신의 효용을 조정해야 하는가?
레스토랑에서 의무사항으로 하지않고 선택사항인 것 ‘처럼’ 해놓았다면 그 의도는 무엇인가? 의무사항으로 하면 그 취향에 맞지 않는 고객이 떨어져 나가기 때문에 선택사항으로 했을 것이다. 수요와 공급이 맞아떨어져야 되는데 음료가 의무로 포함된 가격수준은 소비자가 느끼는 효용 범위를 넘어서기 때문에 소비가 줄고 업장은 그 신호를 받아 가격차별을 한 것이다. 그렇게 시장원리에 따라 가격이 조정되었다면 소비도 그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은가? ‘선택사항처럼’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선택사항이면 선택사항이고 의무사항이면 의무사항인 것이지.
객을 위한다? 반대로 물어보자. 객이 누가봐도 많을 양을 시킨다고 하자. 같은 음식이라도 만족도가 낮아질 것은 명백하다. 이때 ‘다음에 와서 드시죠’라는 말을 할 업장이 얼마나 될까? 물론 객의 입장도 생각할 것이다. ‘내 이익이 보존되는 것’을 전제로 할 때. 객도 업장의 입장을 존중할 것이다. ‘내 효용이 극대화되는 범위 안에서.’
안녕하세요. 아직 파인다이닝 경험이 적은, 갓 30대가 된 청년입니다.
좋은 글들을 읽으며 많이 배웠습니다.
한 줄..은 아니지만 짧게 글을 남기고 싶어 포스팅하신 글에 댓글을 달아봅니다.
레스토랑에 갈때 저는 좋은 밸런스를 위해 (가게의 매상이나 이윤과 상관없이 그 가게에서 내오는 요리의 완성도를 위해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최고의 맛으로 즐기고 싶은 마음이니까요.) 꼭 시키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소믈리에 추천을 받거나 셰프님 추천, 아니면 제 혀의 추천을 받아서 음료 또는 주류를 시키곤 했습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분명 음식과의 궁합이 맞지않는 주류를 추천하는 식당들을 경험한 이후로는 좀 망설여 지게 됩니다. 심지어 어느정도라도 궁합을 채울만한 음료,주류가 리스트에 없는 경우도 있더라구요.
차라리 따로 추천하지않고 아예 코스자체를 85000원이아니라 100000원에 준비하면서 궁합이 좋은 와인이나 음료를 코스에 포함시켜 함께 즐길수 있도록 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자연스럽게 함께 포함되어있으면 이렇게 먹어야하는 구나 라는 인식도 생기고 좋을 것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은 문화, 정서상 음료시키시겠습니까라는 말에 자연스럽게 추천해주시겠어요? 라고 말하는 것은 어렵거든요. 특히 그렇게 재정적으로 여유롭지 않은 젊은 층은 코스와 함께 와인을 시키기에는 부담이 있고… 사는 쪽이아니라 얻어먹는쪽에서 먼저 괜찮다고 하는 경우도 많구요. 차라리 코스에 포함되어 있다면 어떤요리랑 어떤 음료가 어울리는지 그리고 왜 그런 음료를 마셔야하는지 설명도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익혀나가는것이 더 좋을것같습니다.
돈보다는 음식의 완성도를 위해서 음료를 시켜야한다는 부분을 전달할 수 있으면 좋을 것같습니다.
음식 값을 현실적으로 책정하는 게 필요한 거 아닐까요???
저를 비롯한 비음주자는??? 술은 못마시는데 맛있는 음식 찾아 다니는 나는 불청객인건가요?ㅠㅜ 혼자 2인분정도 먹는데…ㅠㅜ
탄산수도 안먹고… 탄산음료도 안먹고…
그러나 돈 주고 사 먹는 물은 주문했어요.
탄산수가 아닌 물로… 심층해양수나… 뭐… 유리병에 든 1리터 짜리 물…
음료 주문 필수라고 명시하거나… 아니면 그냥 현실성 있는 음식 가격 책정을 하세요.
저 뿐만 아니라 제 주변엔 저 같은 비음주자들이 엄청 많아요.
유유상종이라고… 제 주변엔 음주자 보다 비음주자가 훨씬 더 많거든요.
노쇼 보다 노드링크가 더 문제란 말은 공감하기 어렵군요.
술집 가서 술 안시키고 안주만 시킨 경우엔 눈치 보이지만…
음식점 가서 음식을 주문하고 1인 1매뉴가 아닌 2인 3메뉴 3인 4메뉴 5메뉴 시키는 사람으로서 노드링크라고 레스토랑에 왜갔냐고 한다면???
왜 가긴요? 음식 먹으러 갔지.
비음주자는 레스토랑에 가면 안되나요?
레스토랑이 술집인가요?
비음주잔데 탄산수도 싫어하고 콜라나 사이다도 싫어하는데… 싫어하는 걸 주문해야 하나요? 먹지도 않으면서?
차라리 음식 한가지를 더 주문하는 게 낫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