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임파서블 5’와 짜장면 냄새, 왕서방 짜장
아이고, 하필이면 바로 지난 금요일 영화를 보았는데 딱 이런 기사가 나왔다. 새 ‘미션 임파서블’에서 짜장면 냄새가 난다고. 정말 그랬던가? 시작할때 알리바바 픽쳐스의 화면이 꽤 요란하다는 생각은 했지만 이후엔 딱히 의식하지 않았다. 또한 액션의 스케일이 크다는 생각도 별로 안 들었다. 톰 크루즈가 스턴트 대역 없이 비행기에 매달리는 장면이 화제 대접을 받았지만 전체를 보면 그저 그렇다. 차라리 ‘퓨리어스 7’처럼 자동차를 낙하산으로 하강시킨다는 말도 안되는 설정이라면 또 모를까. 각본이 별 게 없을때 액션의 비중이 커지는 것일텐데 미션 임파서블 5가 추구하는 방향은 그게 아니었다. 첩보에 짧고 굵은 액션으로 액센트를 주고 싶었던 것 같은데 그다지 매끄럽지 않고 다소 엉킨 느낌이어서 지루했다. 어쨌든, 뭐 그렇게 중국 입맛에 맞추려한 것 같아 보이지는 않았다는 생각. 차라리 그냥 ‘재미없다’면 모를까. 그건 수긍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냥 꾸역꾸역 밀고 나가서 7.5 정도랄까. ‘잭 리처’를 의외로 재미있게 보았는데 이건 그럭저럭.
영화는 그렇고, 사실은 짜장면이 더 웃긴다. 저 글 쓰신 분은 백종원 음식 보고 ‘우리 엄마는 그렇게 먹이지 않았다’라는 의견을 밝히신 바로 그 분인 걸로 알고 있는데(‘내가 그렇게 먹지 않는다’도 아니고!), 짜장면이 한국화된 중식, 사실은 거의 한식이라고 봐도 무관한 음식이라는 걸 모르시는듯. 중국엔 안 가봤으니 모르겠지만 삿포로의 중국집에서 짜장면의 전신이라는 작장면을 먹어보았다. 삶에 헹궈 차가운 라멘-토렴은 하지 않은듯-에 빡빡한 춘장소스를 비벼 먹는다. 이래저래 차라리 라구를 끼얹은 파스타에 가깝다. 그것과 비교하면 짜장면은 종류에 상관없이 소스 푸짐한 한국 음식이다.
설사 짜장면이 정통 중국 음식이라고 해도, 또 중국 분위기 물씬 풍긴다고 해도 ‘짜장면 냄새 난다’고 해도 되는 걸까? 언제나 한국인이 외국에서 멸시 당하는 시나리오는 ‘김치/마늘 냄새 난다’며 두들겨 맞는 것이었는데, 그런 사정을 감안하면 어떤 식으로든 써서는 안되는 표현이다. 밤 사이 말이 나오니까 표현을 순화한답시고 ‘왕서방 파워’라고 바꾼 모양인데… 혹시 그건 아시나? 1980~90년대에 삼양라면에서 ‘왕서방 짜장’이라는 짜장라면을 내놓았는데 왕씨 문중의 항의로 이름을 바꾼 역사가 있다(링크 참조). ‘짜장면 냄새’ 난다는 표현은 당연히 쓰면 안되는 건데, 그렇다고 그 대안 또는 순화된 표현으로 ‘왕서방 파워’를 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참고로 이런 스테레오타이핑은 서양-미국에도 존재한다. 동양에서 ‘중국-화교-왕서방-짜장면’이라면 서양에서는 그리스인의 다이너가 있다. 다이너는 그리스 음식도 팔지만 이래저래 미국화된 서양 음식을 100가지씩 파는 동네 음식점. 미국으로 이민와서 생계를 위해 요식업에 종사한다는 시나리오인데, 물론 그리스인들이 좋아할리는 없다. 석사 졸업 설계 지도 교수가 그리스인이었는데, 1:1 면담에서 ‘사람들이 그리스인=다이너라고 생각하지만 나처럼 학교에서 가르치기도 하고’라는 말을 여러번 했다. 꽤 많이 들어왔던 모양. 하여간 문화 기사는 문화인처럼 씁시다.
짜장면에 대해 좀 더 공부하셔야겠습니다. 짜장면이 한국 음식? 그냥 로컬라이제이션된 중국음식입니다. 수년후 김치찌게나 삼계탕을 일본에서 개량해 자기네들 꺼라 하면 어떨까요.. 암튼, 炸醬麵, 한자로 작장면이 바로 짜장면입니다. 장을 튀겨 볶아 먹는 건면의 통칭이죠. 중국 각 지역에 두루 산제해 있고, 각 지역마다 재료가 다를 뿐 분명 짜장면은 중국에 있습니다. 다만 한국처럼 검은 춘장이 들어가 양파로 단맛을 낸건 없지만요. 공부 많이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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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이 한국화된 중식, 사실은 거의 한식이라고 봐도 무관한 음식”
본문에 작장면이라는 말이 이미 나오는데 새롭다는 듯 가르쳐주시는 점이 참 재미있죠. 그죠?
이렇게 쉽게 풀어 놓은 글도 제대로 이해를 못하시는건 유전자의 문제입니다. 낮은 지능을 물려주신 부모를 원망하세요. 안타깝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