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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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예감은 언제나 현실이 된다. 정확하게 그러했다. 어젯밤, ‘어쩌면 토너가 끝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딱 두 장 출력하니 뚝 끊겼다. 적어도 50장은 출력해야 하는데. 퀵으로라도 수배해 집에서 출력할까, 전화를 몇 군데 돌려보다가 깨끗이 포기하고 동네 사무용품 매장에 가서 출력해 바로 택배로 보냈다. 한 장당 50원.

그렇게 학기가 오늘로 끝났다. 매주 월-화요일이면 늦잠자다가 강의 시간을 넘겨 일어나는 생각에 시달렸고, 수요일 수업을 마치고 온 다음에는 저녁 때까지 소파에 자빠져 일어나지 못했다. 성적처리엔 예상대로 시간이 많이 걸렸다. 당분간은 아마 집에만 계속 있을 것이다.

사진은 마지막 수업에 학생들이 가져온 꽃. 호의를 베풀어주지 않는 것이 사실 최고의 호의건만. 그런 공감대를 형성하기란 또 얼마나 어려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