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두콩
어제 오후 부랴부랴 시장에 간 건, 혹시 완두콩이 있을까 싶어서였다. 사실 이렇게 자루로 깍지콩을 사다 먹은지가 오래라 별 생각이 없었는데, 별 생각없이 지나치던 동네 마트 앞에 쌓여 있는 걸 보고는 언젠가가 생각나 사다가 쪄본 것이었다. 뚜껑을 열었을때 물방울이 반짝반짝 송글송글 맺혀 있는 게 너무 보기 좋아, ‘그래, 이런 건 다음 번에 먹을때 사진 한 장 찍어 놓으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제 저녁, 문닫기 직전 부랴부랴 갔던 그 마트에서는 완두콩 철이 이제 지났다며 ‘강낭콩이라도 사겠냐, 싸게 주겠다’는 제안을 했다. 아니, 아저씨 사실은 그런 목적이 전혀 아니고요… 그래서 내년까지 기다리고 싶지 않아 등촌역 근처의 작은 시장에 가서 딱 한 군데, 좌판 벌여놓은 아주머니가 파는 두 자루 가운데 하나를 집어왔다. 다른 가게에는 정말 하나도 없었고, 이것 또한 적어도 사진을 위해서는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아 꽤 열심히 골라야만 했으며 찌고 나서도 내가 생각한 느낌은 아니었다. 물론 맛있게 먹겠지만 어디에 쓸 것도 아닌데 사진 찍겠다고 이걸 찾아 나선 것도 처음이면서 웃기다. 어쨌든 일단 내년을 기약하기로.
정말 요새는 왜 완두콩을 찾기 힘든걸까요. 깐 콩 말구요.
시장이나 동네 마트에는 있더라고요. 저도 신경 안 쓰고 살다가 올해 좀 먹었어요. 2kg 한 자루에 만 원 정도 합니다. 내년에는 즐겨보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