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한(국) 식(문화)의 언어

‘참숯에 보관한 다시마를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적당한 크기로 절단하여 조리하기 편리한 다시마입니다.’ 대체 무슨 말인가? ‘다시마’가 쓸데없이 두 번이나 나오는 것도 어색하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의식의 흐름대로 늘어 놓은 구어를 그대로 옮겨 적은 듯한 문장은 길지도 않은데 호응도 안 맞고 혼란스럽다. 물론 이건 별처럼 많고 많은 예 가운데 고작 하나일 뿐이다. 식품은 물론 길거리에 널린...

한식의 텍토닉

홍대를 어슬렁거리다가 다음의 자랑스러운 현수막을 발견하고  한식의 텍토닉에 대해 생각했다. ‘텍토닉’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기하학’으로 바꿔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물론 텍토닉과 기하학이 호환 가능한 용어라고는 볼 수 없다. 다만 텍토닉을 말하기 이전에 한식은 기하학부터 좀 고민을 해봐야 하기 때문이다. 0. 가장 근본적인 물음. 3차원은 2차원보다 우월한가? 100%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인간 혹은 생물이 살고 있는 환경이 어떤지를...

한(국)식(문화)의 물

끝도 없이 길어져 결국 다음을 기약했지만 사실 ‘한식의 품격’에는 물에 관한 이야기 또한 수록되었어야만 했다. ‘한식의 물’ 말인데, 단지 한국 음식 뿐만 아니라 한국 식문화 전체에서 물의 위상이랄지 쓰임새 혹은 존/부재의 문제점에 대한 고찰이다. ‘수분’이라고 생각하면 좀 더 범위가 넓어지겠다. 아주 간단하게 한식의 물을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부류는 ‘의도적인 물’이다. 원하기 때문에...

한식이 맛있는 평행우주

냉면과 해장국, 둘 가운데 하나가 유난히 먹고 싶은 일요일이었다. 4월에 맞지 않게 쌀쌀한 날씨 덕분에 해장국을 낙점하고 청진옥에 갔다. 한식을 찾아 먹는 기쁨은 식탁에 음식이 등장하기 직전에 최고조에 이른다. 그리고 실제로 먹기 시작하면 급격히 떨어진다. 해장국도 예외일 수 없었다. 그야말로 ‘국’이고 해장을 위한 음식인데 국물이 이렇게 멀걸 수가 있을까. 당연히 있고 비단 청진옥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나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