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20200203_교정지와 머릿말

이 안에 멋지고 놀라운 걸 심어 뒀는데 아직은 아무 것도 안 보이지만 조금만 기다리면 알게 될 거야. 지난 금요일, 눈이 빠져라 교정지를 봐서 여섯 시쯤 보냈다. 평소라면 거기에서 일을 끊고 저녁 챙겨 먹고 잘 쉬었다가 다음 날 머릿말을 쓰는 게 순리이다. 그런데 왠지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모멘텀이 걸려 있는 상태에서 머릿말까지 써서 보내 버리고 문을...

0122_햇살이 소파에 깃드는 시각

햇살이 가장 깊숙히 깃드는 시각, 그러니까 오후 세 시 반쯤 소파에 누워 백예린의 새 앨범을 오디오로 들었다. 평소 같았으면 얼굴에 정면으로 내리쬐는 햇빛이 부담스러워 불투명 유리문을 반쯤 닫았겠지만 오늘은 그냥 놓아두었다. 해가 정말 유난히도 길었다. 오늘 같은 날이 남은 생에 과연 몇 번이나 다시 찾아올까.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도 나는 오늘을 기억할 수 있을까. I wanna...

0119_Up in the Air

간만에  ‘업 인 디 에어’를 또 보았다. 아무래도 남 이야기 같지 않은데 언젠가는 남 이야기 같아질 것도 같아서 종종 본다. 이번에 보았을 때 유난히 눈에 들어왔던 장면은 해고 통지를 들은 제이케이 시몬즈의 한탄이었다. 그가 자식 사진을 꺼내 보여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자 조지 클루니는 ‘요리 공부를 잠깐 한 것 같은데 그 꿈을 다시 좇아볼 기회가 아니겠느냐’는...

0115_쌀과 귤

밖에 나온 김에 습관적으로 백화점에 갔다가 쌀이 떨어졌다는 걸 가까스로 기억해냈다. 쌀이 떨어졌다고 끼니를 굶지는 않지만 꼭 밥이어야만 할 때 없으면 서글퍼진다. 꼭 밥이어야만 할 때가 있어서 지어 먹으면서 생각을 하는데, 만약 누군가 혼자 끼니를 해결하기를 싫어한다면 웬만하면 면이나 빵 등 다른 탄수화물을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 밥 탓에 당신은 쓸데없이 서글픔을 느낄 수도 있다. 야근하느라 피곤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