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식빵의 현주소-떡과 수세미

마지막으로 먹은 이름값 있는 식빵은 신라 호텔 페이스트리 부티크의 제품이었다. 오 천원 보다 만 원에 가까운 세 종류 가운데 가장 비싼 식빵이 가장 실망스러웠다. 가장자리, 즉 껍데기가 너무 질겨 씹기가 어려웠다. 글을 잘 못 올리는 동안에도 온갖 식빵을 먹었다. 그야말로 ‘식’빵이니 안 먹을 수가 없으니까. 신라는 물론 롯데 호텔 베이커리 등의 노골적으로 고급인 제품부터 가로수길의 이것저것,...

[신논현역] 덕자네 방앗간-떡/분식/한식의 미래상?

뜨겁고 빨간 양념 위의 차갑고 단 으깬 감자. 음, 이것은 뭔가 현대요리의 발상, 즉 차가운 것과 뜨거운 것의 공존을 접목한 분식-떡볶이의 미래인가? 놀라움과 호기심의 틈새를 뽑아낸지 얼마 안 된 것이 분명한 가래떡의 몰캉몰캉함이 부드럽고도 굵게 스치고 지나간다. 짐꾼 노릇 하느라 쫓아다녔던 새벽 방앗간에서 정말 막 압출기를 빠져 나온 떡을 입에 넣고 씹을 때의 그 감촉까지는 아닐...

한식의 텍토닉

홍대를 어슬렁거리다가 다음의 자랑스러운 현수막을 발견하고  한식의 텍토닉에 대해 생각했다. ‘텍토닉’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기하학’으로 바꿔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물론 텍토닉과 기하학이 호환 가능한 용어라고는 볼 수 없다. 다만 텍토닉을 말하기 이전에 한식은 기하학부터 좀 고민을 해봐야 하기 때문이다. 0. 가장 근본적인 물음. 3차원은 2차원보다 우월한가? 100%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인간 혹은 생물이 살고 있는 환경이 어떤지를...

[안국동] 비원떡집- 떡과 맛의 다차원

1. 떡이 반드시 쫄깃해야 하는가. ‘한식의 품격’에서 동물성 재료, 특히 단백질류의 쫄깃함이 조리의 실패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를 했는데, 떡 같은 탄수화물류의 쫄깃함은 조리의 실패도 실패지만 보존과 관련 있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어제 딱히 쫄깃하지 않은 비원떡집의 떡을 먹으며 했다. 물론 재료인 쌀에 따라 저항-쫄깃함 또는 질김-도 다를 수 있지만 냉장보관도 상온도 딱히 답은 아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