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저트

페이스트리의 가격 상승과 ‘먹을 수 있는 정체성’

지난 주에 우나스의 케이크에 대한 글을 썼는데, 사실은 가장 중요한 측면을 잊고 다루지 않았다. 쓰고 몇 시간 뒤에 생각이 나서 덧붙일까 생각하다가, 독립적인 글을 쓸 만큼 의미가 있는 사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대체 무엇이냐고? 바로 가격과 ‘먹을 수 있는 정체성’ 사이의 관계이다. 우나스의 ‘도산 멜론’ 케이크를 다시 소환해보자. 썰어낸 멜론 조각을 형상화하기 위해 멜론 껍질을 썼는데, 물론...

[롯데 본점] 위고 에 빅토르-여전히 열악한 케이크

봄의 끝이었던가.  딸기 쇼트케이크를 먹었다. 8,500원이었던가. 평범할 수 밖에 없는 케이크치고는 비싸다고 생각했지만 커피를 곁들인 세트가가 11,000원이면 나쁘지 않았다. 작은 딸기에 의외로 한국에서 맛보기 쉽지 않은 상큼한 신맛을 즐기는 가운데 케이크를 둘러싼 아세테이트 테두리를 놓고 한참 생각했다. 일단 필요부터. 물론 케이크의 표면이 마르는 걸 방지하기 위한 수단이지만 진열장의 조건이나 판매량을 감안하면 필요 없을 수도 있다. 싼...

[방배동] 메종 엠오-크리스마스 케이크(Bûche M’O)

처음으로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주문해 먹었다. 그럴만한 대상이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메종 엠오의 페이스트에 대해서는 올리브 매거진의 디저트 리뷰(12월호)에서만 다뤘고, 정작 여기에서는 글을 쓴 적이 없다. 거의 모든 품목을 최소 한 번씩은 먹었으나, 가게 앞에 줄이 생기기 이전의 일이니 모든 디테일을 나열하기엔 시기가 좀 지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간단히 정리할 수는 있다. 소금, 그리고 시트러스의 신맛과 향을...

[경리단길] 에클레어 바이 가루하루: 에클레어의 진화, 페이스트리의 퇴화

이런 에클레어를 보면 머리가 복잡해진다. 과연 이러한 형식의 변화를 진화라고 규정할 수 있을 것인가? 핵심은 아무래도 장식의 기능과 역할이다. 이전의 에클레어는 (초콜렛) 글레이징을 페이스트리 위에 직접 바르는 방식으로 마무리했다. 이를 분리하면서 단순한 장식이 아닌 맛과 질감에 기여하는 요소로 다양화한다. 이를테면 왼쪽의 다크 초콜릿 에클레어에서는 분리된 초콜릿 판넬이 맛은 물론, 바삭함으로 질감의 대조를 꾀한다. 반면 왼쪽의 패션프루트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