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bruary 2019

겨울의 끝

블로그를 십오 년 동안 꾸려오면서 3월 및 9월 1일에는 항상 같은 이야기를 해왔다. ‘3월이 봄의 시작이 아니고 9월이 여름의 끝이 아니다.’ 그러나 올해는 마음을 조금 누그려뜨려도 될 것 같다. 겨울이 그만큼은 따뜻했기 때문이다. 물론 큰 비중으로 처음으로 영접한 롱패딩과 수면양말 덕분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선방한 난방비가 단지 둘의 공헌 때문만은 아니었으리라. 많이 걸은 겨울이었다. 거의 매일 1만보...

커피 온리-커피의 새로운 바닥

지난 주에 올라온 조선닷컴의 ‘싸구려 커피 겨울편‘에서 등장한 ‘무인’ 커피는 요즘 약간 바이러스처럼 퍼져나가고 있는 프랜차이즈 ‘커피 온리’이다. 나는 정말 놀랐다. 정녕 커피의 바닥이란 아직도 완전하게 드러나지 않았구나. 900원짜리에 애초에 기대를 하면 안되겠지만, 그 없는 기대의 살얼음을 깨고 곧장 지구의 핵까지 맹렬하게 뚫고 내려가는 맛없음이란 참으로 대담할 지경이었다. 그리하여 900원이라는 돈이 아깝지는 않지만 단 한 모금...

[광화문] 화목순대국-짠맛과 매운맛의 균형

다대기를 빼달라고 주문하면서 밝혔으나 국물은 여전히 빨간색이었다. 물론 의심의 여지 없이 펄펄 끓고 있었으니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야 했지만, 그 뒤로 맛 본 국물에서는 참으로 적절한 매운맛이 낫다. 한 입의 시간축 위에서 맨 끝에 살짝 스치고 곧 자취를 감추는, 기분 좋은 느낌이랄까. 따로 시킨 모둠을 맛보니 곧 이해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소화기관이라 이에 저항이 없을 정도까지는 분해되지...

서브웨이 샌드위치의 쿠키

서브웨이에서는 왜 쿠키를 파는가? 디저트이기 때문이다. 비단 서브웨이가 아니더라도 쿠키, 더 나아가 머핀 같은 가장 기본적인 단과자 및 빵류는 샌드위치 등 간단한 식사류를 파는 카페의 고정 메뉴이다. 그럼 탄수화물을 끼니로도, 입가심으로도 먹는 셈 아닌가? 맞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다 마찬가지 아닐까? 단백질과 섬유질을 먹더라도 균형의 차원에서 탄수화물도 먹어야 하고, 그런 끼니 끝에 먹는 디저트란 결국 설탕-지방-밀가루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