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P, 1988 신해철
아침에 일어나보니 문자가 하나 와 있었다. 온라인 중고 서점에서 판매가 발생했으니 가능한 빨리 배송을 해달라고. 안 읽는 책을 다 팔아버린 지가 몇 년인지라 도무지 감이 잡히는 게 없어, 잘못 온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다가 점심때가 지나서였나, 그게 언제 올렸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데다가 원래 내 것도 아닌 신해철의 모노크롬 CD 주문임을 기억해냈다. 뭐 이런 일도 벌어지는구나, 라는 생각이...
아침에 일어나보니 문자가 하나 와 있었다. 온라인 중고 서점에서 판매가 발생했으니 가능한 빨리 배송을 해달라고. 안 읽는 책을 다 팔아버린 지가 몇 년인지라 도무지 감이 잡히는 게 없어, 잘못 온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다가 점심때가 지나서였나, 그게 언제 올렸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데다가 원래 내 것도 아닌 신해철의 모노크롬 CD 주문임을 기억해냈다. 뭐 이런 일도 벌어지는구나, 라는 생각이...
‘IDM’이니 하는 딱지를 붙이는 한편 소리의 질감이나 공간감을 논하기에 앞서, 하임(Haihm)이 클래식 피아노를 오랫동안 공부한 피아니스트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거기에서 두 줄기로 이해의 가지를 뻗을 수 있다. 첫 번째는 ‘전자음악’이라는 장르의 껍데기, 또 그로 인한 저 질감이나 공간감 이전에 그가 좋은 선율을 자아내는 작곡가라는 점이다. 실제로 앨범에서도 진짜로 두드러지는 곡의 요소는 그 소리의 켜를 헤치고 앞으로...
클래식은 거의 아는 게 없고, 더군다나 피아노는 더더욱 듣지 않았다. 오래전부터 악기, 예술적 감성의 표현수단이라보다 밥벌이 수단으로 각안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평소에 듣던 음악을 전혀 들을 수 없는 일을 하는 나날이 길어지다보니 너무 괴로워 이것저것 찾다가 결국 여기까지 흘러오게 되었다. 여전히 아무 것도 모르지만 피아노 독주가 아니면 역시 일을 할 때 들을 수가 없고, 또 피아노...
7년? 그렇게 오래 된 줄 몰랐다. 다만 <Acid Rain>이나 <이빨>같은 지난 앨범의 곡들을 내 아이팟에 파워송으로 담아 운동할 때 들으며 ‘이 앨범은 이렇게 좋은데 새 앨범은 언제 나오나?’라는 생각은 꽤나 한참 동안 했던 것 같다(<Acid Rain>같은 경우는 이들의 노래도 아니지만 원곡보다도 더 좋다고 생각했고, 언제나 운동이 가장 힘들때 들어 페이스를 끌어 올려주는 곡이어왔다). 드디어 새 앨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