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S

중국냉면의 오후

버스가 한겨레 사옥을 지나갈 때쯤 생각이 났다. 중국냉면이 있었지! 원래 계획은 옷 수선을 맡기고 명동칼국수에서 계절 메뉴인 콩국수를 먹는 것이었다. 그런데 불현듯… 나는 스스로를 더 복잡한 상황으로 밀어 넣었다. 명동칼국수는 반드시 열려 있지만 냉면을 파는 중식당(어딘지 말 안 하련다…)은 격주로 쉰다. 게다가 열었더라도 중국냉면 철이 끝났을 수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수선집은 명동칼국수 바로 지척에 있다. 따라서...

글쓰기(1)-일상에 스며드는 글쓰기

답답함이 쌓이다 못해 쓴다. “자아가 깨어” 창작이 하고 싶어졌다는 사람과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이것저것 시도해보았는데 잘 안 됐고 글쓰기도 마찬가지였다고 했다.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는데 아무 것도 나오지 않았다던가. 그래서 제안을 했다. 블로그를 하나 만들어서 아무거나 쓰라고. 오늘 먹은 밥이 맛있었다거나, 기분이 별로였다거나 하여간 뭐라도 좋다고 했다. 다만 한 번 글을 쓰기 시작했으면 아무리 아닌...

겨울바다

마감을 치다 말고 너무 힘들어서 잠시 침대에 누워 잠을 청했다. 며칠 전 갑자기 알게 된 노래를 들으며 겨울바다를 생각했다. 올 여름엔 유난히 겨울바다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단지 여름이 덥고 괴롭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가고 싶은 곳을 품고 싶었다. 기다려도 되는 대상을 기다리고 싶었다. 지금의 나에게는 그게 아마도 유일하게 겨울바다이다. 바다는 기다려도 언짢아하지 않는다. 겨울은 기다려도...

6.9

지난 번에 깨달음을 얻었다고 그러더니 뭔가 달라지기는 했나 보네요. 얼핏 건조해 보이지만 선생님은 사실 굉장히 인간적인 사람이다. 환자의 상태가 좋아졌다 싶으면 발화가 채 시작되기 전부터 긍정적인 기운을 발산한다. 질문에 답변하는 태도도 사뭇 다르다. 지금 자기 앞에 있는 인간이 이전 방문보다 건강해졌다 싶으면 좀 더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심장내과에 갔다 온 이야기를 꺼내자 심장 근육이 팔의 그것과 똑같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