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Criticism

성수동에서 탄맛의 끝말잇기를 하며 놀았다

성수동의 모처에서 동치미국물 같은 내추럴 와인을 마시며 탄맛의 끝말잇기를 했다. 셰프가 노마에서 일을 했다는데 그래서인지 발효한 무엇인가와 거의 태운 식재료로 맛을 냈는데, 전자보다 후자의 영향력이 훨씬 강했다. 모든 음식에서 꾸준하게 탄맛의 불향과 신맛이 피어 올라서 정말 끝말잇기를 하듯 기억하고 있다가 다음 음식에 연결해주면 될 정도였다. 다행스럽게도 조리 자체가 단단해서 다 같이 망하는 불상사는 벌어지지 않았지만 타파스보다...

[코스트코] 동원 갈치조림-판을 벌여줘야 할 국물

제품 설명으로 봐서 내가 좋아할 유형의 생선조림은 절대 아닐 거라 생각했지만 그래도 사보았다. 가끔은 이런 것도 먹고 싶어지니까. 3캔에 14,000원 수준이니까 통조림이라 생각하면 싸지 않은데… 뜯어 보면 이유가 있다. 가장 일반적인 통조림의 국물이 재료를 쪄서 나오는 부산물 수준이라면, 이 제품의 그것은 강력하다. 맛이 다 완성되어 있고, 내 취향이라 할 수 없지만 균형이 좋다. 캡사이신의 화끈함과 설탕...

이미 질식사한 제과제빵의 레퍼런스

슬슬 질식사의 문턱에 접어들고 있는 도너츠를 살펴보고 나니 이미 맛의 세계를 하직한 제과제빵의 레퍼런스들이 생각났다. 1.마카롱: 마카롱의 핵심은 껍데기일까 소일까? 한국에서는 후자라 믿었으니 지옥의 뚱카롱이 탄생했다. 마카롱의 원조라는 피에르 에르메와 라뒤레마저도 몰아내는 한국형 뚱카롱의 파워! 2. 레이어드 케이크: 크리스티나 토시의 디저트는 충분히 독창적이지만 미국의 질펀한 맥락 속에서만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다. 정교함을 대신 푸짐함을 선택한 케이크가...

[코스트코] 베를리너 도너츠-레퍼런스의 질식사

지난 주 목금토 사흘 동안 코스트코에서 도너츠를 팔았다. 베를리너 도너츠란 이름 그대로 베를린에서 유래한 것으로 가운데에 구멍을 내지 않은 발효 반죽을 튀겨 속에 잼(젤리) 등을 채워 넣은 것으로 역사가 15세기 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잼과 가나슈, 커스터드를 채운 세 종류가 각각 두 개씩 들었는데 너나할 것 없이 참으로 도너츠답다. 수입한 효모 발효 반죽은 좀 더 폭신하고 연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