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

매운맛과 고추, 고춧가루의 비효율성과 개선안

그렇다, 고춧가루는 왜 그리 많이 써야 하는가(뜬금없다 싶은 분들은 이 글 참조). 매운맛의 습관적 선호에 대해서는 바닥까지 파고 내려갈 가치가 있다. 하지만 오늘은 아니다. 글이 너무 길어질 것이다. 일단 주 원천인 고춧가루를 짚고 넘어가자. 나의 가장 큰 회의는 적용 요령이다. 한식은 고춧가루를 제대로 쓰고 있는 걸까? 생각해보자. 대부분의 경우 맛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음식에 고춧가루를 그냥 뿌린다....

돼지 목살 파테와 조리의 개념적 접근

가용자원이랄게 별로 없는 상황이다보니 음식의 인과관계가 거꾸로 가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도 그렇다. ‘파테가 있으니 브리오슈를 사먹자’가 되어야 맞을텐데 둘 다 없다. 그래서 만들어 먹어야 되는데 그 우선순위마저 뒤바뀐다. ‘파테를 만들었으니 브리오슈도 굽자’가 아니라 ‘브리오슈를 구웠으니 파테도 만들어야 겠다’가 되어 버린다. 그나마 빵을 더 자주 굽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욕구가 있어서 꾸역꾸역 만들기는 하지만 뭔가 웃긴다. 근데...

오이지와 Parametric Recipe, 정보의 부족

대체 얼마만인지 기억도 안 날 정도로 잊고 있다가, 올 여름에 오이지를 꽤 열심히 먹었다. 한국식 밥반찬으로 안 먹더라도 꽤 쓸 데가 많다. 짠맛이 오이 특유의 씁쓸함을 잘 통제하도록 담근 것이라면, 그 특성을 활용해 맛의 액센트를 주는 역할로 활용할 수 있다. 모든 조각에 껍질이 붙어 있도록 곱게 다지면 질감의 액센트 또한 동시에 줄 수 있다. 여름 음식을...

수란의 전제 조건

약 한 달쯤 전에 트위터에서 ‘수란 파동’이 있었다. 이태원의 ‘핫 플레이스’에서 에그 베네딕트에 삶은 계란을 얹어 낸 것. 아주 웃기는 일 맞다. 수란이 엄청나게 어려운 조리법도 아닌데다가, 언제나 그 굳지 않은 노른자가 소스와 한데 어우러지는 극 및 미각적 효과가 핵심이기 때문. 물론 삶아서도 얻을 수 있지만 사진의 삶은 달걀은 그럴 가능성도 없어 보였다. 2015년에 프랑스어로 이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