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울땐 게을러지고 싶다

어제는 일때문에 종일 나가서 벌판만 쏘다녔다가 집에 돌아와보니 온몸이 살짝 터져있었다. 악건성으로 아비노 바디로션을 수액주사처럼 피부에 공급하면서 사는데 이렇게 추운 날 오래 돌아다니면 피부가 쩍쩍 갈라진다. 그래도 나이 먹고서는 좀 덜해진 편이다. 이렇게 추울 때에는 좀 게을러지고 싶고 또 실제로 게을러지기도 하는데 그러면 대가를 치룰 수 밖에 없는 상황에도 가끔 처하게 된다. 특히나 재활용 쓰레기를 한참동안이나 버리지 않아서 그리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벌벌 떨면서 쓰레기를 분류해야만 했다. 내일도 집에 그냥 있고 싶다는 생각이 막 드는데 반찬거리가 다 떨어졌다. 술도 마시고 싶은데 당분간은 절주하기로 했으므로 마시기도 뭐하고 술을 마시면 탄수화물을 미친 듯이 입에 쑤셔넣을까봐 두려워 못 마시겠다. 이 바쁜일이 지나면 가장 하고 싶은 것은 지난 성탄절에 구웠던 통밀크래커를 손이 아닌 파스타 밀대로 밀어 아주 얇게 펴서 엄청나게 많이 구운 다음 하루 종일 소파에 누워서 의미도 없는 온갖 텔레비전 프로그램들을 보면서 계속 먹고 자는 일이다. 삼다수를 큰 걸로 한 통 두고 목이 메지 않도록 마시면서 먹다가 화장실 가려고 일어날 때에만 냉장고를 열고 우유를 마실 것이다. 쉼표를 너무 많이 찍는다는 지적을 좀 받고서 의식적으로 안 쓰는 연습을 하다보니 요 며칠 사이에 쓴 글들에 쉼표가 좀 줄었다는 것은 나도 잘 알고 있기는 한데 그래도 문장의 의미는 내가 생각한 것만큼 잘 통하는지 정말 궁금하다. 사실 내 글에서는 일부러 쉼표를 많이 찍어서 말도 안되는 리듬감 따위를 불어넣으려 할 때도 있다. 보통 그럴 때에는 그 말들을 입으로 말해가면서 자판을 두들기니까. 이럴 때 그런 문장의 예를 하나쯤 들어주면 그럴싸해보일텐데 졸려서 생각나는게 없다. 나는 오늘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회피의 낮잠도 안 자고 일을 했다. 내일도 그래야 되니까 졸릴때 빨리 자야 한다.

우리나라 마스코트 디자인의 미래는 암담하다. 물론 현재도 이미 충분히 암담하다. 쟤들을 보라.

 by bluexmas | 2010/01/08 01:31 | Life | 트랙백 | 덧글(33)

 Commented by Amelie at 2010/01/08 01:37 

내일도 수고 하세요.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에 쭈욱 읽히네요!

저 마스코트들 눈이 다른 위치에 달렸으면 그나마 좀 귀엽지 않았을까 하네요. 하하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08 13:31

언제나 수고하고 있는 기분이에요T_T

아무래도 저 마스코트들은 왠지 텔레토비의 느낌인데요 ㅠㅠㅠ

 Commented by 아이하라 at 2010/01/08 01:44 

마스코트의 암담한 미래 정말 절절히 공감합니다 ㅠㅠ

귀여우라고 의도하고 만든것이 맞나 싶을 정도로

어떤 애들은 심지어 무무섭게 생겼더라구여?! ㅠㅠㅠㅠ

저는 쉼표가 별로 예쁘지 않다고 생각해서 안찍는데

같은 이유로 마침표도 안씁니다 ㄲㄲ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08 13:31

귀여우라고 쓰는 방식들이 다 똑같은 게 문제 아닐까요 ㅠㅠㅠ

(여기 오시는 분들 가운데 마스코트 디자이너도 있었나봐요. 링크가 갑자기 우수수 떨어져 나갔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

 Commented by Amelie at 2010/01/09 00:30

저도 어제 링크수가 10 팍 줄더라고요.

아마 이글루 상의 문제 였던 것 같아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09 00:31

아아 그렇군요ㅠㅠㅠㅠ 저는 소심한 인간이라서 하루 종일 막 울었어요ㅠㅠㅠㅠ 이런 내가 너무 싫어서요ㅠㅠㅠㅠㅠㅠ

 Commented by 당고 at 2010/01/08 02:13 

bluexmas 님의 글, 잘 읽히는걸요.

저도 건성피부! 추울 땐 진짜 집에만 있고 싶어요. 근데 오늘은 술 사러 밖에 나가야 했다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08 13:32

아이고 잘 읽힌다니 다행인데요. 술! 저도 마시고 싶어요. 저는 언제나 집에 술을 모시고 살죠. 그러나 어제도 자제하고 안 마셨어요…

 Commented by essen2 at 2010/01/08 02:13 

악건성 피부, 고생이 많겠어효.

가차이 계시면 손톱만한 도움을 드릴수있는데 말이죠.ㅎ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08 13:32

앗 혹시 에센2님이 피부과 선생님이셨던가요? 🙂

 Commented by essen2 at 2010/01/08 14:53

전혀 아니오,

제 삼실에 피부관리사가 4명이 있어요. 4호선 길음역인데 가까움 함 오세효.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08 14:53

오산 살아서…T_T 좀 멀기는 하네요 흐흐흑.

 Commented by 고선생 at 2010/01/08 03:07 

바쁜 나날 후의 절대적인 게으름의 휴식! 정말 언제나 꿈꾸는거긴 한데, 막상 그렇게 쉬고 나면 그 후에 후회가 물밀듯 밀려오기도 하더라구요. 아이러니하죠. 시간은 한 세배 빠르게 흐르고 말이죠.

마스코트디자인은… 정말 할말 없습니다. 일본같은데 가면 보이는 일개 공사판 안내문캐릭터같은게 더 정감가게 생겼으니 원.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08 13:33

역시 일을 하려면 쉴때 쉬어가면서 해야 되는 것 같아요. 30대도 꺾이면 정말 그렇습니다.

마스코트 디자인은…정말 뭐라고 할 말이 없어요 흐흑

 Commented by 제이 at 2010/01/08 03:10 

말도 안되는 리듬감에 혼자 찔린 1인.

하하하하. 전 6일째 집밖에 안 나갔어요. 손등은 터서 따갑고 (잠깐 복도눈치웠더니)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08 13:33

앗 저도 나가기 싫은데 먹을 게 다 떨어져서 나가봐야 할 것 같아요. 물도 거의 다 떨어졌구요. 아직도 눈은 잔뜩 쌓여있고…좀 귀찮은데요.

 Commented by 제이 at 2010/01/08 13:37

냉동실에 그간 비축해둔-_- 고기,생선이 있는데

문제는 쌀이랑 물이 떨어져가요. ㅎㅎㅎㅎ 눈은 거의 안녹아서 그대로고. 아고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08 13:38

그렇다고 눈을 녹여서 먹을 수는 없지요-_-;;; 쌀은 택배로 사시면 돼요. 봉화쌀 강추에요-_-b;;;

 Commented by sarah at 2010/01/08 05:12 

머리 큰 텔레토비군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08 13:34

텔레토비만으로도 벌서 머리가 충분히 크죠-_-;;; 그보다는 눈이 작은 것이 눈에 들어오는데 그렇게 인상적이지는 않아요. 저게 국립 디지털 도서관 마스코트일걸요… 국립 도서관의 마스코트라니 참…

 Commented by subin at 2010/01/08 08:30 

아 웃기다.. 정말 암담하네요..

저도 쉼표를 많이 찍어서 지적을 받았던 적이 있어요.

그후로 쉼표를 줄이기 위한 수정을 따로 하게 되었죠.

블로그에서는 별 신경안쓰지만.. 근데 정말 버릇이 돼서 그런지 쉼표는 잘 안줄여져요.

호호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08 13:34

하하 저도 그게 버릇이라서 이제는 안 찍고 글을 쓰려 정말 노력 많이 하고 있는데 아마 그걸 이 문장에서도 좀 엿보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Commented at 2010/01/08 09:25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08 13:35

아무래도 그렇죠… 역시 비공개님은 제가 어떤 상황에 있는지 아시는군요T_T 이제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생각보다 막판 작업이 좀 만만치 않네요. 그저 관계대명사가 원수입니다. 크크…

 Commented at 2010/01/08 09:31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08 13:37

앗 그러셨군요! 그럼요, 응원해드려야지요. 저는 그런 결심을 잘 못해서 서른 다섯에 회사에서 잘릴 때까지 꾸역꾸역 회사만 다녔는데 비공개님은 아직 어린 나이니까 마음이 가는 것이 있으면 꼭 도전해보세요. 그래야 그 결과가 기대만큼 좋지 않아도 긴긴 삶 만족하면서 살 수 있더라구요.

아무쪼록 파이팅입니다! 필요한게 있으면 언제라도 얘기해주세요.

 Commented at 2010/01/08 09:3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08 13:37

아이고 감사합니다. 저도 쉼표 많은 글이 좋아요. 운문의 느낌이 나는 산문을 쓰고 싶거든요. 물론 그것도 제 글이어야 가능한 것이겠지요…

 Commented by 나녹 at 2010/01/08 10:34 

아비노 좋죠. 저도 08년부터 계속 써오고 있어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08 13:38

아비노는 정말 가격대 성능비가 최고더라구요. 제 피부에는 잘 맞구요…

 Commented by 홈요리튜나 at 2010/01/08 16:10 

텔레토비를 떠오르게 하네요 그래도 춘천의 마스코트보단 준수한 편이예요…………..( ”)

 Commented by ra at 2010/01/08 23:25 

키엘의 크렘드꼬르도 좋아요. 저도 남편도 몸뚱아리가 기름 한방울 나지 않을 듯한 악건성인데, 저거 바르고 겨울을 편안하게 나고 있어요. 아비노로 만족하신다면야 뭐 일부러 바꾸실 필요는 없지만! 저도 쉼표 막 사용하는 사람 중 하나인데, 가족이 천식이 있어서..라고 둘러대요.

 Commented by SF_GIRL at 2010/01/09 06:45 

아 저 사진 유심히 보면 귀엽기도 한데.. 퀄리티는 떨어지는 건가요? 하긴 텔레토비+예전 휴대전화 서비스 캐릭터를 섞어서 만든 거 같기도 하고.

저는 유명한 메론부부 캐릭터처럼 뭔가 시니컬한 캐릭터를 선호하긴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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