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터널

역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이마트라는 이름의 빛의 터널이 있다. 기분이 내키거나 화장실에 들러야 할 때에는, 딱히 살 것이 없어도 그 안을 지나친다. 대부분의 경우에 나는 음악을 듣고 있으므로 소리는 잘 안들리는 가운데, 밝은 공간에서 사람들이 미친 듯이 오글거리며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오감의 구멍이 전부 크게 입을 열고 붉은 점액을 줄줄 흘리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질 때가 있다.

어제 저녁부터 오늘 낮까지 마시고 만들고 먹고 또 마시고 만들고 먹었다.  만드는데도 지치지만 그보다 먼저 먹는데에 지친다. 일은 아예 손에 대지 않았다.가끔 그럴 때도 있어야지. 크림이며 버터를 너무 많이 먹었더니 속이 느글거렸다. 새우를 구우면서 대가리만 따로 떼어서 국물을 내놨는데 거기에 라면을 끓여먹고 싶어졌다.

어째 빛의 터널이 이마트라니, 좀 초라하다.

어제 올린 손발이 오그라드는 글은, 하루 한정이므로 내립니다. 덧글을 못 달아서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어제 술을 좀 얼큰하게 마신채로 썼더니 아침에 꽤 오그라들더군요. 물론 올해는 쓰려고 생각했던 것이기는 하지만…

 by bluexmas | 2009/12/25 00:11 | Life | 트랙백 | 덧글(31)

 Commented by SF_GIRL at 2009/12/25 00:13 

굉장히 부끄러워하셔서 어마어마한 사고 얘기인줄 알았는데 그냥 귀여운 얘기인걸요. 안지우시고 남겨두셔도.

여기까지 썼는데 글이 날아갔네요.

happy holidays.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25 00:14

제가 또 사고 칠 위인은 아니라서요…;;; 그래도 지난 몇 년간 만만치 않게 사고치기는 했습니다만;;;

sf girl님도 즐거운 시간 보내고 계시죠?^^

 Commented by 잠자는코알라 at 2009/12/25 00:50 

그래도 막상 지워지니 아쉬운걸요 -_-;;;; 새우 국물에 끓인 라면 저도 먹고싶네요;; 배가 고파서 ㅠㅠ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25 01:46

아 그냥 참으면서 졸리면 자려구요. 집 근처에 새로 편의점이 생겨서 이제는 가게 문 닫았다고 유혹에서 벗어날 수도 없어요…T_T

 Commented by h at 2009/12/25 01:45 

방금 성산동성당에서 크리스마스 자정미사를 보고 나오다가

며칠전에 포스팅해주신 이자카야를 봤어요. 지나칠때는 몰랐는데

성당 바로옆에 위치한데다 저희집과 사무실의 딱 중간지점에 있더라구요.

크리스마스 이브라선지 사람들이 꽤 많이 앉아있었던듯,맛집인가봐요 정말.

버터는 언제 먹어도 마음의 위로가 되지만 너무 많이 먹으면 위에 부담이;;

즐거운 휴일 보내세요! 크리스마스니 새해니 해도 전 그런날엔 집에서

책읽거나 음악듣는게 가장 행복하더라구요. 메리 크리스마스! 😀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25 01:47

성당 다니시는군요! 저도 거기에 성당 있는 것 봤어요.

저는 그럭저럭 맛있게 먹었지만 예산이 많지 않으면 자주 가기는 좀 어려울 것 같아요. 또 생선 맛 잘 아는 사람들의 의견은 다를 수도 있겠죠. 저는 워낙 그쪽 종류 음식은 먹지 않아서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25 01:50

참!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 저도 지금 책 읽고 있어요…

 Commented by 백면서생 at 2009/12/25 02:00 

bluexmas님, 이름에 걸맞는 성탄절 맞으셨는지요. 보내주신 카드 잘 받았습니다. 게다가 매우 뜻깊은 카드라 더욱 고마왔습니다. 계획하신 일 마무리 잘 하시길 바랍니다. 좋은 분을 알게 되어 기쁩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25 02:04

아이고 제 이름에 걸맞는 크리스마스는 안 되지요T_T 그냥 계속 조리 마라톤을 했습니다. 만들다가 아주 질려버렸네요. 카드가 잘 갔다니 다행입니다~

 Commented at 2009/12/25 02:0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25 02:04

별 말씀을요. 좋은 시간 보내고 계시죠? 🙂

 Commented by deathe at 2009/12/25 02:05

그렇지는 않아요. 좋은시간 보내시길.

 Commented by 목요일 at 2009/12/25 02:12 

마트가는 걸 즐기시나봐요.

저도 마트 가는 게 재밌고 꼭 굳이 뭐 사지 않아도 둘러보고 구경하기 좋아합니다^^

그냥 활기차 지는 거 같아요.

대중에 노출되어 있으면서도 아무도 날 크게 신경쓰지는 않고.

많은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서도 혼자 있는 듯한 그런 묘한 편한 느낌도 좋고.

결정적으로 볼 것 많고, 재미도 있고!

근데 저에게는 근데 마트는 빛의 터널이라기 보다는..음 어둠의 아지트 정도? 하하.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25 16:52

아, 솔직히 말씀드리면 마트 가는 거 싫어해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즐기기가 어렵거든요. 시식이나 판촉하는 사람들이 소리지르는 것도 싫구요. 가끔 다른 데 보면서 카트를 저한테 끌고 오는지 모르는 사람을 카트를 발로 차서 그 사람들 배에 부딫히는 재미는 좀 있더라구요^^;;;

 Commented by 목요일 at 2009/12/25 23:02

아…마트가는 걸 싫어하는데 자주 가시는군요^^;; 이런.

 Commented at 2009/12/25 02:17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25 02:22

self-rising flour는 미국에서는 많이 파는데, 그 안에 반죽을 부풀리는 재료가 들어있는 거에요. 찾아보니 대체하려면 “For each cup of all-purpose flour, add 1 1/2 teaspoons of baking powder and 1/2 teaspoon of salt.” 이라네요. 더 자세히 찾아보면 나오겠지만 그 정도 정보라면 쓸만하실 듯.

그리고 granulated sugar는 그냥 백설탕이구요.

이만하면 일단 도움이 되겠죠?^^ 궁금한 거 있으면 또 얘기해주세요~

 Commented by 잠자는코알라 at 2009/12/25 02:27

앜!!!!!!! 감사합니다!!!!!!!!!

참 신기하고 편리한 밀가루네요 -_-;; 너무 감사해유.. ^^ 대체재료까지 써 주시구 지금 눈물 흘리는 중이에요… ㅠㅠㅠㅠ 완벽한 초콜릿 케이크를 구워 버리겠어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25 02:37

근데 솔직히 self-rising 쓰실 필요가 거의 없을거에요… 비스킷 만들때에는 편하긴 해도 저는 거의 써 본 적이 없어요.

 Commented by 잠자는코알라 at 2009/12/25 02:40

그럼 그냥 중력분으로 해도 되겠죠? 좀 이상한게 self-rising flour가 들어가고도 베이킹파우더를 2티스푼이나 더 넣는데.. 냄새날 것 같아요 -_-;; 콜라가 들어가길래 재미있어서 구워보려고 하는데… 좀 위험한 레시피같습니다. ㅋㅋㅋ

 Commented by 나스타 at 2009/12/25 02:18 

덧글 달지 않않았던 게 잘했던 건가봐요. 저두, 미쳐있던 상태에서 쓴 글이 있었는데, 비공개로 돌렸다가 다시 공개로 돌렸어요. 막상, 다시 보니 재미있더라고요(웃음).

저는 빛의 터널이 인터넷 서점이었는데, 이제는 아니에요. 지금 제 빛의 터널은 없는 거 같네요. 재미있네요, 빛의 터널.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25 02:23

아니 뭐 미친 상태에서 쓴 글은 아니구요… 하하.

인터넷 서점도 요즘은 너무 요란하게 광고를 해서 참 오래 보고 있기가 힘들더라구요.

 Commented by 나스타 at 2009/12/25 02:28

실시간이네요ㅎㅎ.

제가 말을 잘 못 했네요.

블루크리스마스 님이 미쳤다는 게 아니라, 저두 비공개로 돌린 글이 있는 데 그게 좀 미쳐 있는 상태에서 쓴 글이라는 뜻이었는데… 혹시 언짢으셨던 건 아니시죠…? 제가.. 좀 소심해서어어..하하…하….하…..(…..)….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25 02:33

아, 무슨 뜻으로 말씀하신 건지 알고 있었어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25 02:38

아무렴 제가 미쳤다고 말씀하셨을리가 없잖아요-_-;;;

 Commented by 아리난 at 2009/12/25 07:24 

이마트라는 이름의 빛의 터널인가요ㅎㅎㅎ 그치만 저도 왠지 밝은 조명아래 엄청많은 음식과 상품이 가득있어 이리저리 구경하는게 즐겁긴하더라구요ㅋㅋㅋ 세일이라든가 사람이 많아서 시끄럽다면 좀 그렇지만… 아 그래서 24시간하는 마트를 새벽에 가는건 좋더라구요! 조용하고 느긋하고 구경도 할수있구 사람도 없고ㅎㅎㅎ

크리스마스 잘 보내고 계신가요?ㅎㅎ 메리크리스마스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26 21:11

아 차라리 24시간 하는 마트가 주변에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 동네는 말로는 열 두시까지 한다고 해 놓고 열 한 시부터 물건을 죄다 치워버리니 그러려면 왜 열 두 시 까지 문을 연다고 하는지 참…

 Commented by 당고 at 2009/12/25 11:49 

저도 치즈 케이크 먹다가 질려서 자기 직전엔 신라면을 끓여먹고 잤어요. 아, 배불러라-

어제는 블로그에 못 들어와서 그 글을 못 봤는데 아쉬울 따름이에요ㅠ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26 21:11

으아 라면 안 끓여 먹으려고 정말 허벅지를 꼬집으면서…T_T

한정판을 놓치셨다니 아쉽네요. 내년을 기약해주시면 🙂

 Commented by 봄이와 at 2009/12/25 11:49 

빛의 터널. 이라니 항상 적절한 표현을 잘 찾아내시는 것 같아요.

그 한정판글을 읽었다니, 왠지 뿌듯하네요. 경쟁에 약하고 집착을 못부려서 한정판.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을 가져본 적이 없는데…

행복한 크리스마스 되세요 🙂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26 21:12

아, 그게 이마트 동선이 길 한쪽으로 들어가서 다른쪽으로 나오게 되어 있거든요. 어째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 크리스마스 잘 보내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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