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세

 부리고 살기 참 힘들다. 어째 남자의 피 속에는 허세유전자가 흐르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상황도 가끔 생긴다. 그러나 보잘 것 없도록 있는 것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거나 보여줄 수 없는 상황이 대부분이라는 걸 알아버리고 나면, 없는 걸 짜내서 보여주는 게 힘들어서라도 시들해져버린다. ‘아 #발 사람이라는게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를 보여줘야지’, 라는 돌맞아죽기 쉬운 이상사회적인 사고방식에서 우러나오는 재수없는 생각이 아니고, 별보잘것조차도 없는 내 꼬라지를 알고 나니 허세를 떨 밑천조차 별로 없다는 걸 슬프게도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매일매일은 허세떨고 싶은 욕망과의 치열한 싸움이다. 심지어는 이딴 식으로 얘기하는 것조차 허세의 굴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가식은 제 1 굴레, 허세는 제 2 굴레… 알고 보면 그 둘은 원죄처럼 굴러다니는  샴쌍둥이 굴레일지도 모르는데,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인 경우 머리 또는 상체가 하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 둘을 한 머리에 따 쓰고 나면 목이 너무 뻐근하다. 그나마 이게 칼이 아니고 굴레라서 다행이다. 칼 두 개를 한꺼번에 쓴다면…

 by bluexmas | 2009/10/16 01:30 |  | 트랙백 | 덧글(16)

 Commented by 푸켓몬스터 at 2009/10/16 04:07 

적절한 허세는 피알에 좋더군요…

아니 어쩌면 허세란걸 알면서도 그러려니 하는건지도

참으로 어려운것 같습니다 적당히라는건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0/18 10:15

그렇죠. 적절한 허세는 피알에 좋지요… 그게 싫어서 안 하면 뒤쳐지는 시대라고 생각은 합니다만 실행은 잘 안 되는 걸 보니 얼굴이 아직은 덜 두꺼워진 모양입니다. 그래서 수염이 쑥쑥 잘 자라나봐요.

 Commented by 아리난 at 2009/10/16 04:52 

ㅎㅎㅎ정말 멋진사람이라면 멋지게 포장하면서 허세를 부릴 필요가 없다는걸 알면서도 잘 안되는것 같아요. 다들 그런거겠죠?ㅎㅎ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0/18 10:15

또 정말 멋진 사람이 되기가 너무 힘들다는 것이 삶의 굴레며 원죄가 아닐까 싶습니다. 흐흐…

 Commented by 백면서생 at 2009/10/16 05:01 

성찰을 동반한 허세는 허세가 아니라고 믿습니다. 공작새가 허세를 떨지 않으면 어떻게 짝을 짓겠습니까. 또한 남을 해하기 위한 것도 아니라면 말입니다. 겸손해져야 한다는 강박도 어떤 때는 필요 이상으로 스스로를 피폐하게 하더군요. 흠… 쓰다보니 사실은 이도저도 아직 잘 모르겠군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0/18 10:16

차라리 공작새면 편한데 사람이다보니 너무 신경 쓸 것이 많아서 허세 떨기도 힘든 세상인 것 같습니다. 겸손해져야 하는 강박도 굉장힌 독약이지요. 허세만큼 자신을 좀먹는다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at 2009/10/16 09:10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0/18 10:17

아, 그런 일이 그렇게 쉽게 이루어지지는 않지요.

그러나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서는 용기가 제1 덕목인 경우가 많다고 생각해보면, 그렇게 괴로와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과정치고는 좋은 과정이었다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기운내시구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0/18 10:18

아 그리고 진짜와 가짜 자아가 존재한다는 생각은 저도 하는데, 어느 순간에는 그거 자체를 깨닫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으니 그게 접신의 경지에 이른 가식이며 허세겠죠. 그런 사람들은 그냥 부러워요.

 Commented by 제이 at 2009/10/16 09:12 

제 이야기인가 했습니다. ㅎㅎㅎ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0/18 10:19

히히 제 얘기에요. 남 얘기 할 형편이 못 됩니다.

 Commented by Gony at 2009/10/16 10:47 

허세 [虛勢] [명사]실속이 없이 겉으로만 드러나 보이는 기세. – 네이버 사전

그러니까 이건 아주 가까운 사람이 아니면 본인만 알 수 있는거죠. 지금 내가 부리고 있는 게 허세인지 아닌지.. 드러내기 위해서 모르는 걸 꺼내서 아는 척 하는건 허세가 분명하지만 드러내기 위함이라 하더라도 아는 걸 꺼낸다면 그건 분명 허세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Commented by ellen at 2009/10/16 14:52

그런데 그 ‘안다’라는 기준도 사람마다 달라서 -_-; 음…뭐랄까 본인은 안다고 생각해서 말했는데 누구 눈에는 아는 게 그것밖에 안되면서 아는척은!이라고 볼 수도 있고;; 에혀 어렵습니다 ㅠ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0/18 10:20

본인이 전혀 모르는 허세나 가식의 상태에 이르는 경우를 아직 못 보신 모양이군요. 그리고 윗분이 말씀해주신 것처럼 아는 경지에는 객관적인 등급이 없으니까요.

 Commented by 잠자는코알라 at 2009/10/16 23:00 

저도 제 이야기인가 했네요! ^^

허세안부리기도 힘들지만 허세 제대로 떨기도 힘든 것 같아요. ㅠㅠ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0/18 10:20

아이 참, 제 얘기라니까요^^ 걱정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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