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맛

999 번째.

아니야, 그냥 이대로 둬. 이렇게 묶여 있지 않으면 나한테 아무 생각없이 눈길 한 번이라도 주는 사람에게 나를 내던질지도 모르니까, 그냥 이렇게 묶여 있는 편이 나아. 나는 그냥, 손가락이 녹아 없어질 때 까지 빨면서 그의 맛을 그리워할거야. 그러니까,  괜찮아.

그러니까 장마가 계속되던 늦은 7월 어느 날이었던가? 그는 예전보다 더 안절부절 못하는 느낌이었지. 처음도 아니면서 뭘 그래요? 나는 그가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정말 처음도 아니었거든. 세 번째, 아니 네 번째였나? 장마라서 그래요. 비가 오면 늘 신경이 쓰여. 나한테 냄새나지 않아요? 무슨 냄새가 난다는 걸까? 갑자기 나랑 같이 있는 이 남자가 나와 몇 번 살마저 섞었던 사람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불안해졌어.

생선 냄새요. 그가 그러더라구. 생선 냄새라고? 내가 워낙 냄새를 잘 못 맡기는 하지만, 이 장마철에 생선 냄새라면 벌써 알아차렸을 텐데… 나는, 바다에서 왔어요.  언젠가부터는 크게 의식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장마철이면 조금 신경이 쓰여요. 게다가 누군가와 이렇게 가까이 몸을 맞대는 건 정말 오랜만이거든요. 숨을 쉬고 있었는지 틈은 아주 가늘게 떨리고 있었고 그 밑에는 소금이 하얗게 말라 붙어 있었지. 우와. 나는 그의 오른쪽 가슴에 내 오른쪽 뺨을 대고 조금 더 가까이에서 그의 아가미를 들여다 보았어. 그제서야 그 가는 틈에서 새어 나오는 아주 약한 숨결을 느낄 수 있더라구. 느껴지죠? 그가 물었고, 나는 대답 대신 집게 손가락으로 오른쪽 아가미 밑에 맺혀 있는 소금을 찍어 입으로 가져갔어.  순간 입 안으로 밀려 들어 오는, 생기 있는 파도와도 같은 짠 맛. 내 키 보다 더 큰 파도가 나를 덮칠 때 그렇듯 눈을 질끈 감자 바다 구석구석을 지나, 가는 줄기의 시내를 거쳐 이렇게 뭍으로 올라오기 까지 그의 여정이 눈 앞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더라구. 아, 이 사람, 이런 길을 거쳐 여기까지 왔구나. 그제서야 지금까지 맞지 않았던 내 삶의 간이 맞아 떨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 왜 음식을 만들다 보면 그럴 때가 있잖아. 무엇인가 모자란 듯한 느낌의 음식이 불에서 내리기 전에 넣은 소금 알갱이 몇 개로 확 살아나는 듯한 느낌, 바로 그런 느낌으로 그 동안 밍밍했던 민물 속에서의 소금기 없는 내 삶의 간이 맞는 듯한 느낌이었다구. 나는 그것마저도 몰랐던 거야, 이 사람을 만나기 전 까지는.

기억하지, 그게 처음은 아니었다고? 그렇지만 세 번째나 네 번째도 역시 아니었어. 우리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으니까. 그의 소금을 맛보고 나니 나는 이상하게도 만족스러운 느낌이 들어서, 그의 가슴에 얼굴을 올려 놓은 채 아가미를 손가락으로 만지작거리다가 그대로 잠들어 해가 질 때 까지 일어나지 않았어.

The Taste of the Man(Original English Ver.)

Thanks for tying me up; I was dying to offer myself to anyone who shows just slight glimpse of affection. But now that I am being tied up,  I can just wait for him without wasting myself. I will be cherishing the taste of him by sucking my finger that touched him until melting away. No, do not untie free, please.

It has been a while since he and I touched each other, and it was one rainy day of late July.Yes, it was one of the days in Monsoon period. I guess it was about the second of the third times since we started making love. That day, I remember, he was shyer that usual. I could recongnize. So I asked, “Why? It’s OK. This is not even the first time we…”

“Don’t I smell fishy?” He said, all of sudden. But I am not really good at smelling, but if he were smelling like fish, I would be very much able to recognize. “…I was,” he said “from the ocean.” Then he peeled off skin-colored bandage right underneath armpits. “See.” He said. There were slits on each side, inside of which there were pale red gills, and I could see the salt clumped beneath the slits.

“Wow.” I said, and I put my index finger, which I am sucking right now, on slit of the right side first, then left. I could feel very gentle, rather subdued stream of breathing. “Can you feel it?” He asked. Insteard of saying something, I rubbed the slits to get the salt, and bring that index finger, which I am sucking right now, and licked, and then sucked. While sucking and licking, the panoramic image of his journey through the ocean was passing through my stream of consciouss, which I believe is filled with fresh water. The taste was, I remember, kind of bright but very said kind of saltiness, like the one you can expect from the salt made by drying out tears, if that is possible.

After tasting salt, I could feel that my stream of consciousness, which has long been bland, properly seasoned, finally. However, I could not say or do anything at all but putting my head on his chest with my right cheek down, and gently rubbed both side of his slits. As you may be able to guess. We did not make love, because I fell asleep just like that.

*그림: m

 by bluexmas | 2009/06/21 19:05 |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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