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을 가득 메운 그의 영정을 보면서, 나는  달리고 있었다. 숨이 멈춘 사람의 얼굴을 보면서, 나는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심장이 멈춘 사람의 사진을 보면서, 내 심장은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 이만하면 살면서 느껴볼만한 감정은 다 느껴봤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나의 판단 착오였다. 나는 아직 멀었다.

적응이 되지 않는다. 삶의 또 다른 모습 한 조각을 발견하고서, 나는 오늘 내내 우울했다. 세상을 떠난 사람에게 삶은 잔혹했으며, 아직도 살아있는 사람에게 삶은 잔혹하다. 또 앞으로도 계속 잔혹할 것이다.

싫다, 이런 기분. 대다수가 이런 기분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하는 한, 삶은 회색의 비구름 덩어리처럼 암울하기만 하다. 확실하게 예측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오로지 곧 내릴 비 뿐이다. 아무도 그 뒤에 고개를 내밀 해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는다. 비는 꽤나 오랫동안 계속될 것만 같으니까.

 by bluexmas | 2009/05/29 20:54 | Life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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