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우울하게 만든 낯선 죽음

어제 어른을 뵐 일이 있었는데, 약속 시간보다 조금 늦게 나오셔서는 옛날 직장에서 같이 일하던 사람의 부인이 세 번째 아이를 낳다가 출혈과다였는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으셔서 그 얘기를 하느라 늦었다고 그러셨다. 요즘 같은 세상에 아이를 셋이나 낳는 것도 드문 일인데 그러다가 세상을 떴다니 우울했고, 그렇다면 나이도 많이 않았을텐데 벌써 세상을 떠나나 싶어 우울했고, 갓난쟁이 포함 애를 셋이나 혼자 키워야 될 남편 생각을 하니 우울했고, 엄마가 자기를 낳다가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커서 알게 되면 아이가 얼마나 상처를 받을까, 그렇지 않아도 생전에 엄마 얼굴을 본 적도 없을텐데, 생각하니 또 우울했다. 아는 사람도 또 얼굴을 본 적도 없는 사람인데, 사람들은 다 때가 되면 세상을 떠나고, 또 그래서 그건 어쩌면 그냥 일상다반사일뿐인데… 라고 생각해도 여전히 좀 우울했다. 불쌍하잖아, 적어도 아직 때는 아니었을텐데, 그리고 아이를 셋 씩이나 낳으려고 했다면, 설사 뭐 다 딸이라 꼭 아들을! 이라고 해서 낳는다 해도(그런 경우인지는 모르고, 그냥 내 순수한 억측), 그게 쉬운 일이 절대 아닌데 보답으로 돌아오는게 죽음이라니, 우울하잖아.

 by bluexmas | 2009/05/12 12:02 | Life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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