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하에 대한 짧은 소회

누군가는 하얀 모래가 눈같다고 얘기했고, 나는 어쩌면 뼈가루와 비슷할지도 모른다고 얘기했지만 그건 사실 근거없는 거짓말이었다. 나는 뼈가루를 실제로 본 적도, 만져본 적도 없으니까. 게다가 알알의 알갱이었을 때에는 가볍게 느껴지지만 모이거나 뭉쳐지만 묵직해져서 사람을 꿀꺽 삼켜버리고도 모른척, 하얀 능청을 떨법한 그 모래의 물성을 뼈가루가 가지고 있을거라는 확신도 당연히 없었다. 따라서 나는 그 얘기를 둘러대고 채 십 초도 지나지 않아 능청스럽게 웃으면서 거짓말이야, 라고 말하고는 플라스틱 잔에 담긴 빨간 포도주를 들이켰다. 시간은 아침 열 시 반이었다. 그새 다 삼켜버렸는지, 바다에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정말 사람을 다 삼켜버렸다면 그건 바다였을지, 아니면 모래였을지 궁금했다. 나눠서 삼켰다면 그 비율은 어땠을까,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치밀어 올라왔지만 너무 유치한 것 같아서 차마 입에는 담을 수가 없었다.

 by bluexmas | 2009/03/04 14:38 | Life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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