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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 집에 돌아오니 마루가 텅 비어있었다. 예정된 것이었음에도 기분이 잠시 아득해졌다. 아, 이런 상황에 이르면 이런 기분이 느껴지는구나, 라는 생각과 나에게 이런 일이 벌어지는구나, 그리고 앞으로는 또 어떻게 살지? 라는 세가지 기분이 그야말로 빙글빙글 돌며 합쳐져서 큰 감정의 줄기로 완성되고 있었다. 아득했다.

시간이 지나면 다 잊혀진다고들 하던데, 그 날의 그 느낌은 잊혀지지 않는다. 한 사람 반 정도의 어깨 폭만큼 좁았던, 그래서 복도 같았던 부엌을 지나 마루를 바라보았을 때, 언제나 있었던 몇몇 싸구려 가구들과 텔레비젼 등등이 사라졌을 때의 그 느낌, 그때는 왜 내가 남겨진 사람과 같은 기분을 느껴야만 하는지, 그걸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그러나 나는 결국 오늘까지 이렇게 살아있게 되었다.

 by bluexmas | 2009/02/17 12:12 |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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