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lk (2008)

요즘 보았던 영화들이 다 재미가 없어서, 이 영화는 뭐가 다를까 싶은 생각에 예전에 살던 동네까지 차를 몰고 갔다. 대체 토요일 오후에 무슨 이유로 차가 막히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집 앞에서만 갈때와 올때 각각 20분, 45분을 허비하게 만든 이 영화는 나에게는 조금 벅찼다.

이분법을 써서 영화의 느낌을 말하는 것은 의외로 그렇게 어렵지 않다. 재미있다/없다, 정도면 사실 영화를 본 느낌은 어느 정도 표현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런 영화는 재미있고 없고를 말하기 전에 대체 내가 이 영화에서 무엇을 인식해야 하는 것일까,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영화의 바닥에는 무엇인가 더 깊은 의미를 가진 주제가 깔려있을 수도 있지만, 아무 생각없이 보게 되면 이 영화의 주제는 동성애의 인권에 관한 것이다. 미국이라는 나라에 10년 가까이 살면서도 그 역사에는 무지하고 관심도 별로 없는 나라는 사람에게 불과 30년 전에 이 나라 역시 동성애자와 종교를 가는 사람들 사이에 무시할 수 없는 반목이 있었다는 사실은 사실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동성애에 대한 아무런 개인적인 의견이 없기 때문에, 나는 영화에서 비춰지는 기독교 세력의 움직임을 정신질환처럼 인식했고 그런 시각을 가진 나에게 영화는 지루한 과거지사의 나열처럼 느껴졌다. 이를테면 대립을 이루고 있는 두 세력 가운데 어느 하나가 너무나도 비이성적이기 때문에 영화를 보는 내내 어떤 긴장감조차 느낄 수 없었다고나 할까? 애초에 내 마음 속에는 답이 있었기 때문에 영화가 하나의 답으로 가는 과정 자체가 별로 흥미진진하게 느껴지지 않았다는 얘기.

어쨌든 그래서 영화는 지루했다. 나는 여기에서 이 영화가 재미없다고 얘기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나는 솔직히 이 영화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조차 감을 잡지 못했다. 또한 숀 펜을 비롯한 다른 배우의 연기 따위를 들먹이면서 이 영화에 대해 얘기하는 건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애초에 그건 그냥 100점짜리로 관중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었을테니까.

 by bluexmas | 2008/12/21 12:36 | Movie | 트랙백 | 덧글(4)

 Commented at 2008/12/21 14:00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08/12/22 16:10 

음, 그 생각은 못 해봤는걸요… 비공개님은 제 블로그에 자주 들르시나요? 덧글은 처음 보는 것 같아서요.

 Commented by 나녹 at 2008/12/23 12:58 

저는 토욜에 볼 듯합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08/12/24 11:53 

그래도 보시라고 권하고는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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