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을 떠난 둘째

월요일 점심, 둘째를 품에서 떠나 보냈다. 눈발이 날리는, 드물게 추운 겨울날이었다.

그 아이는 그러니까 전혀 예상치 못했던 녀석이었다. 나는 지난 몇 달 동안 첫째를 가슴에 품고 전전긍긍하고 있었는데, 그런 와중에 둘째가 어떤 기억의 틈새를 비집고 나와 자리를 잡았던 것이었다. 그때 나는 어떤 요리프로그램을 보았던 기억을 며칠동안이나 계속해서 되새김질하고 있었다.

녀석을 만들어내는 기간동안, 나는 근래 최악의 파도를 탔었다. 어느 날은 미칠 듯이 기뻤고, 또 어느 날은 죽고 싶도록 괴로왔다. 그리고 또 어느 날은 그 두 감정이 시시각각으로 자리를 바꿔가며 나를 괴롭히기도 했었다. 그래서 솔직히 이젠 내 품을 떠난 그 아이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감을 전혀 잡을 수 없다. 어느 날은 잘 살 것이라고도 생각했다가 또 다음 날이면 그대로 길에서 울다가 말라죽어버릴거라고 생각하기도 했으니까.

어쨌거나 나는 그 아이를 품에서 떠나 보낼 수 밖에 없었으니 이왕이면 밝고 건강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 보다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으면서. 

 by bluexmas | 2008/12/04 14:18 | Life | 트랙백 | 덧글(2)

 Commented at 2008/12/21 20:40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08/12/22 16:18 

그러게요 저도 간절히 바란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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