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맞이

어제 오늘, 합쳐서 여덟 군데를 들르고 난 다음에서야 기나긴 장 보기의 여정이 마무리지어졌다. 느긋한 마음으로 한군데씩 다 돌아볼 수는 없었지만(여덟 군데 다 돌아보려면 하루 종일도 모자를텐데 어떻게…), 그래도 느긋하게 메뉴를 짜고 필요한 걸 빠짐없이 다 샀다. 마지막은 초콜렛 아이스크림과 바질이었다. 바질은 세이지나 테라간처럼 이 계절과 연휴에 미국 사람들이 찾는 허브가 아닌데, 아시아 어느 나라에서는 그런지 늘 싸게 살 수 있는 한국 수퍼마켓에서는 두 군데나 들렀는데도 바질을 살 수가 없었다. 결국 이 동네 근처 어디에선가 수경재배했다는 녀석을 $3.49나 주고 사왔는데, 그렇게 냄새 좋은 바질은 처음이라 돈 아깝다는 생각이 조금 덜 들었다. 날씨는 제법 쌀쌀하지만 햇살은 따뜻해서, 볕이 잘 드는 주차장에 차를 세워 놓고 장을 보고 오니 차 안에 향긋한 바질 냄새가 가득, 까지는 아니어도 제법 풍겼다. 이게 내가 맞는 연휴의 분위기라고 해 두자.

이젠 연휴에 아무런 기대가 없어졌다. 그냥 나 혼자 조용히, 어디 나갈 필요 없이 머물면서 먹고 싶은 것들이나 해 먹고, 하고 싶었던 것들 하는 걸로 만족한다. 나는 계속해서 기대를 줄여가면서 사는 법을 배운다.

달리기는, 내일 아침이다.

 by bluexmas | 2008/11/27 05:33 | Life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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