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휴업/내부수리 안내

글이 많아서 다 비공개로 돌리기 귀찮겠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는 빨리 할 수 있네요. 덕분에 마음먹은대로 빨리 움직일 수 있었던 듯. 요즘 경제상황이 너무 나쁘다보니 블로그질에마저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요. 어제 오늘 시간이 좀 있어서 블로그 수익모델을 재분석해보니 계속해서 적자를 내고 있더군요. 이런 상태로는 계속 운영해봐야 손해만 볼 것 같아서 일단 닫고 다시 수익모델에 관해 생각하기로 결정을 내렸습니다. 무엇인가의 리뷰를 올리거나 시사에 관련된 것이거나 그것도 아니면 뭐 얼리아답터도 좋고… 아직 결정은 내리지 못했지만 곧 결정을 내리는대로 블로그를 전면 개편해서 돌아오겠습니다. 기다려주세요.

..라고 말하면 찾아오시는 하루 평균 50분의 손님들이 얼마나 기뻐하실까. 생각하니 차마 그렇게는 할 수 없을 것 같네요. 저건 100% 농담이에요.

지난 몇 년 동안 꼭 해야 되겠다고 마음먹었던 일이 있어요. 물론 여기에 그게 뭐라고 밝힐 수는 없지만 매년 연말이면 내년에는, 내년에는… 하고 미뤄만 왔는데 올해에는 정말 더 이상 미루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내년이면 우리 나이로 서른 다섯인데 이뤄놓은 건 하나도 없고, 삶은 정말이지 갈림길에 서 있는 것 같더라구요. 언제나 생각하는 삶의 길이 있었는데 과연 그 거기로 발을 디딜 수 있을것인지, 아니면 불가능한건지… 조금씩 가고 있다고는 생각해왔지만 이젠 저 자신을 조금 더 밀어붙이지 않으면 이렇게 흐르다가 죽도 밥도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말하자면 저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셈이죠. 무엇보다 저 자신에게 해왔던 약속을 못 지킬 것 같아서.

그런데 그게 블로그랑 무슨 관계가 있는거냐… 라고 얘기하실 분도 있겠죠. 이 블로그는 거짓말 안 보태고 거의 유일한 저의 배설통로이자, 의사소통의 창구 뭐 그런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언제나 이 곳에 생각보다 많은 양의 감정/육체적인 에너지를 쏟아붓게 되는데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연말까지 끝내려면 이 블로그를 그렇게 유지해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정말 오랫동안 들더라구요. 그러나 이 블로그를 닫아버린다는 건 저에게 아무런 통로도 창구도 없어지는 셈이고, 그건 감정적으로 힘든 나날들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참 오랫동안이나 망설이기만 했거든요. 그러나 이제는 그런 생각조차 해서는 안 될 것 같고, 그냥 이렇게 닫아버리고 여기에 아무런 생각도 하지 말아야 할 것 같다는 결론을, 오늘 나가서 달리기를 하다가 내렸습니다. 계속 열어놓으면 여기에 뭐든 또 쓰고 싶어질테고 그러면 시간도 감정도 모자랄 것 같거든요. 요즘은 저 자신에게 짜증이 많이 나는 시기였어요. 조금 더 마음을 굳게 먹어야 되는게 그렇게 하지 못해서.

대체 무슨 일이길래 그렇게 해야되는거냐… 라고 물으신다면 당연히 그게 무슨 일인지는 밝힐 수 없고, 또 성공보다는 실패할 확률이 훨씬 높기는 하지만 그래도 지금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이 너무 많이 들어서 이렇게 하노라고 얘기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 사실 실패가 두렵지는 않아요. 야구에서는 타자가 열 번 타석에 들어서서 세 번만 안타를 쳐도 잘 친다고 하죠, 나머지 일곱 번의 실패에 대한 얘기는 별로 없고… 과정에 최선을 다했다는 생각만 들면 결과는 아무래도 괜찮을 것 같아요. 그 결과까지 가는 과정에서 그래도 뭔가 얻었는게 있을테니까요… 뭐 어쩌면 이렇게 말하는 것이야 말로 전형적으로 찌질한 실패자의 정신적인 자위와 같은 것을지도 모르지만, 전 언제나 그렇게 살고 싶었으니까요. 결과보다는 과정을 더 좇고 싶었던.

매일매일 이곳 시간으로 오전 열 시가 지나면 블로그를 열어서 손님 수도 확인하고 리퍼럴 등등도 확인하는데, 거의 같은 수의 분들이 오시는 걸로 봐서 덧글을 남겨주시는 것과 상관없이 오시는 분들이 오신다고 생각을 해요. 그 가운데 어떤 분들은 보고 비웃기 위해 오실수도 있겠죠… 제가 가끔 이런저런 사람들의 블로그를 들여다보고 그러는 것처럼. 어쨌든, 그렇게 죽 와 주시는 분들을 위해 이 글이나마 올립니다. 사실은 저도 지금 하는 일을 빨리 전력으로 마무리하고 금방 다시 열고 싶어요. 아마 내일 아침쯤 되면 금단증상에 시달릴테고, 무슨 일이나 떠오르는 생각이 있어서 ‘아, 오늘 이걸 블로그에 써야되겠다’ 라고 마음먹어봤다 당분간은 안 될테니까. 빨리 끝나면 뭐 여기 추수감사절 연휴가 끝날때쯤이면 돌아올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구요. 적어도 올해가 가기 전에는 다시 열어서 한 해도 마무리하고 싶구요.

참, 생각해보니 그런 요소들도 있네요. 이 블로그라는거, 온갖 비뚤고 어두운 얘기들을 쏟아내지만 결국에는 즐겁기 위해서 하는 건데, 자꾸 그렇지 못한 일들이 생기더라구요. 물론 이 블로그라는게 결국 각각의 자아를 대변하는 것이고 서로 다른 자아끼리는 당연히 충돌이 있으니 그런가보네, 할 수도 있지만 때로는 누구의 책임인가를 따지기 이전에 그런 일들이 너무 자주 일어나는 것 같더라구요, 요즘… 거기에서 빚어지는 압력이라는 것도 무시하기 힘들더군요.

어쨌든, 당분간 문 닫는다고 말하는 글이 이렇게 길어지는 것으로 보아 당분간 블로그 없는 삶이 꽤나 괴롭겠다는 생각이 벌써부터 드는데, 뭐 어쩌겠어요. 가끔은 이렇게 자기 자신을 벽까지 한 번씩 몰아붙여봐야 사는게 사는 것 같이 느껴지는 것을.

 by bluexmas | 2008/11/17 13:21 |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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